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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이동국·박주영 제외’ 김신욱은 다르다


입력 2015.08.27 06:54 수정 2015.08.27 09:58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2차 예선 명단에서 빠져..기량보다 활용도 문제

밀집수비 상대로 희소성..재평가 여지 충분

아직 20대에 불과한 김신욱이 슈틸리케호에서 중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기량이나 나이보다는 전술적 활용도의 문제에 가깝다. ⓒ 연합뉴스

이동국·박주영·김신욱·이근호.

1~2년 전만해도 축구대표팀 공격진의 핵심 자원으로 분류되던 선수들이다. 감독들마다 성향의 차이는 있지만 주로 이들이 돌아가며 대표팀의 최전방을 구성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기존 공격수들의 위상은 전혀 달라졌다. 이들 4인방 중 슈틸리케호에서 생존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지난 24일 발표한 슈틸리케 감독의 2018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라오스-레바논전을 대비한 명단에서도 이들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슈틸리케호 황태자'로 꼽히는 이정협을 비롯해 석현준-황의조 등 새로운 선수들의 이름이 그 자리를 채웠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선수들을 점검하면서 실험을 거듭했다. 부임 초기에는 부상에 신음하던 김신욱을 제외한 기존 3인방도 대표팀에 불러들여 중용하기도 했다.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 것은 지난 1월 ‘2015 아시안컵’때부터다.

당초 유력한 주전 타깃맨 후보이던 이동국과 김신욱이 모두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속팀에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던 박주영마저 과감하게 명단에서 제외하고, 전지훈련을 통해 발굴한 이정협을 과감히 발탁하는 모험을 감행했고 대성공했다.

기존 4인방 중 이근호만이 호주 아시안컵에 승선했지만 무득점으로 부진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후 이근호마저 부르지 않고 있다. 동아시안컵에서는 김신욱을 처음으로 불러 점검해보기도 했지만 만족할만한 소득을 거두지 못하면서 2차예선 명단에서는 김신욱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올해 들어 한 번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골을 터뜨리고 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호출하지 않았다. 지난 6월 미얀마-UAE전에서 30대 필드 플레이어로는 유일하게 발탁돼 괜찮은 활약을 펼쳤던 염기훈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 장기적으로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한 '세대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일한 기량이라면 좀 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은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무대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협이나 권창훈을 예로 들면서 대표팀에 대한 열망과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대표팀을 다녀가며 성장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좀 더 선호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동국은 올해 벌써 35세의 노장이고, 박주영과 이근호도 서른을 넘겼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까지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거나 더 큰 발전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모두 월드컵을 한 차례 이상 경험해 봤고 대표팀에서 영욕을 체험한 선수들이다. 부임 1년째를 맞이하는 슈틸리케호가 각 포지션에서 주전 경쟁의 골격을 완성해가면서 점차 시대의 흐름에 밀려난 노장들이 돌아올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다만, 김신욱 만큼은 재평가의 여지가 남아있다. 아직 20대에 불과한 김신욱이 슈틸리케호에서 중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기량이나 나이보다는 전술적 활용도의 문제에 가깝다. 김신욱은 제공권이라는 확실한 장점에도 단조로운 패턴과 느린 템포라는 부작용이 공존한다.

하지만 아시아무대에서 밀집수비를 구사하는 팀들을 상대로 김신욱의 제공권은 여전히 희소성을 자랑한다. 석현준이나 황의조처럼 새로운 공격수들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경우, 다시 한 번 김신욱에게 눈을 돌리게 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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