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홀로 무대' 김무성 옆에는 정두언도 없고 이정현도 없다


입력 2015.09.20 08:40 수정 2015.09.21 09:05        최용민 기자

<기자수첩>시련 올 때마다 혼자서 온몸으로 화살 맞아

몸으로 막고 입으로 대신하는 '친김무성' 있어야 대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털 뉴스의 오늘과 내일' 정책토론회에서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김무성 대표 주변에 인물이 없다."

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최근 김무성 대표 사위 논란은 물론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의 발언으로 촉발된 당내 상황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여당의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김 대표지만 측근이라고 하기에는 주변 인맥이 빈약하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정치권에서 김 대표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은 여럿 거론되지만 이들을 절대적으로 친김무성계라고 못박아 부르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비박(비박근혜)계 중 김 대표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김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 대표가 시련을 겪을 때마다 그 화살은 그대로 김 대표 본인 자신에게 꽂히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아직까지 청와대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에 대한 공천권이 어디로 옮겨지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이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이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분을 유지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구지역 의원들의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지역 행사에 이 지역 의원들을 한명도 초대하지 않은 이후 지역에서는 '물갈이' 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소신이 필요하다. 당장 눈앞의 총선 승리가 생존의 필수 조건이기는 하지만 정치인으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때로는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 대표 사위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윤 의원의 발언으로 당내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지만 김 대표 측근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야당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발생한 '아들 병역 논란' 당시 박 시장 측근인 임종석 정무부지사는 직접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며 적극 진화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직접 나서지 않고 임 부지사가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박 시장의 이미지 훼손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박 시장이 직접 카메라 앞에 나서서 아들 병역 비리를 해명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큰 이미지 훼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자체 인사와 국회의원은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운신의 폭도 다를 수 있다. 그렇다해도 적어도 정치적 소신은 필요해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분신과 같은 보검이 있었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 정무부지사로 호흡을 맞췄던 정두언 의원이다. 당시 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은 물론 대선까지 최전방에서 이 전 대통령을 도왔던 인물 중 한명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논란이 있을때마다 적극적인 대응으로 상황을 돌파했던 인물이다.

아울러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대선 경선 이전부터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정현 의원의 '몸빵'이 있었다. 19대 대선 당시 이 의원은 박근혜 후보의 '대변인격'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면서 모든 사안에 대해 직접 발벗고 나선 인물이다.

한편 김 대표의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김 대표 본인이 자초한 면도 있다. 김 대표는 몇번의 사건들을 계기로 청와대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내 몸을 낮추고 청와대 뜻을 따르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지으면서 대권주자의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는 주변인물들이 쉽게 자신의 위치를 정하지 못하는 계기가 됐다.

집권 여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권재창출에 있다. 이를 통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민 생활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대표가 대립하는 모습이 펼쳐지는 것도 보기에 안 좋지만 그 밑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여당 의원들의 모습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김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청와대와 김 대표 사이에서 줄타기하기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다른 차기 대권주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총선 승리에만 목숨을 걸지말고 김 대표든 아니면 다른 인물을 찾든 정권 재창출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앉아서 손가락질할 시간이 없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최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