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심-천' 연석회의, 겉은 야권연대 속은 동상이몽
천정배·문재인 "교과서 국정화 논의만" 정의당 "정치현안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돌풍이 흩어진 야권을 하나로 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참석 주체들이 시작도 전부터 의제와 방향, 활동시기 등을 놓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13일 심 대표가 제의한 ‘야권 정치지도자 연석회의’발족에 합의했다. 문 대표는 오전에 심 대표를 만나 ‘야권 정치지도자 회의’를 제안 받았고, 오후에는 천 의원을 만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야권 비상대책회의’를 제의 받아 뜻을 모았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심상정 대표, 천정배 의원과 이른 시일 안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연석회의의 개최시기 등에 대해서는 실무진간의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데도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범(凡)야권적인 연석회의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이 회의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반적인 연대와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까지도 야권 통합을 두고 사사건건 각을 세우던 이들이 한 목표 아래 한 자리에 모이기로 한 것인 만큼 총선을 겨냥한 ‘무엇인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의 발로(發露)다.
하지만 회의는 단순한 ‘동상이몽(同床異夢)’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회의가 시작하기도 전에 각각 한 축인 정의당과 천 의원이 회의의 성격과 논제를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천정배·문재인 "교과서 국정화 논의만" 정의당 "정치현안도"
우선 신당 창당을 밝힌 천 의원의 경우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의 ‘한판 승부’를 내건 만큼 새정치연합과의 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이슈에 국한해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천 의원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모임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국한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야권연대’나 ‘통합’은 물론이고 ‘국정화’를 제외한 다른 이야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국정화로 논란이 되고 있는 교과서는 물론 다른 현안 등에 대해 조심스럽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물론 당장 ‘야권연대’나 ‘통합’을 논의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교과서의 국정화 현안뿐만 아니라 정치개혁, 노동개혁 관련 의제들도 앞으로 계속 회의해나가자는 취지로 제안한 회의”라고 말했다. 그는 “여건이 된다면 그 외의 다른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입장에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구문제도 공동전선을 펴기 원한다는 이야기다.
회의를 주도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은 이번 회의가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위한 회의임을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회의는 역사교과서를 두고 하는 것이고 이것 말고 다른 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며 “정의당이 정치개혁, 선거구문제 등을 이야기는 했는데 우선은 역사교과서”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미래에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기는(기타 정치현안 논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사견을 전제로 말했다.
한편 심 대표와 천 의원은 오는 15일 오후 2시 국회에 위치한 정의당 원내대표실에서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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