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버려진 부상장병, 다친 것도 서러운데 치료비마저?


입력 2015.11.18 21:05 수정 2015.11.18 21:06        문대현 기자

정의당, 18일 부상장병 가족초청 간담회 개최

18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에서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이 주최한 '버려진 부상장병 누가 책임지나? 부상장병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군 부상장병 가족들이 증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 지난해 7월 비무장지대(DMZ) 작전 중 지뢰폭발 사고로 부상 당한 21사단 소속 곽모 중사는 치료비 1950만원 가운데 750만원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지난 8월 북한군의 지뢰 도발에 부상을 당한 두 장병의 경우 군인연금법 개정을 통해 전액을 지원 받게 돼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발생했다.

#2. 지난 9월 대구 50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본인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갑자기 터지며 손목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은 손모 씨. 그는 불량 수류탄에 손을 잃었지만 군은 2000만원 상당의 의수 제작비 중 800만원만 지원한다고 알려졌다.

#3. 지난해 4월 이동민 씨는 해병대 교육훈련반에서 사관후보생으로 훈련받던 중 추락사고를 겪고 척추 골절상을 입었으나 '자진 퇴소'를 결정해다는 이유로 치료비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생활 도중 큰 부상을 당했으나 치료비를 제대로 지원받지 못한 장병들의 가족들이 국회를 찾아 국방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당 국방개혁기획단(단장 김종대) 주최로 '버려진 부상장병 누가 책임지나?' 부상장병 가족초청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DMZ 작전 중 지뢰폭발 사고를 당한 곽 중사의 모친 정옥신 씨와 수류탄 투척 훈련 중 한 쪽 손을 잃은 손모 씨의 모친 이은정 씨, 해병대 훈련 중 추락사고를 당한 이동민 씨가 참석해 증언했다. 이들은 모두 치료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정 씨는 "멀쩡한 아들을 군대에 보내놨더니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데 국가에서 보상도 안해준다는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묻고 싶다"며 "장군들 골프칠 돈은 있어도 병사들 치료비 줄 돈은 없는가 보다. 축구하다 다친 것도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실탄을 총기와 결합해 경계작전을 받으면서 작전을 하다 다쳤는데 국방부는 왜 자꾸 작업이라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은 내가 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아들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입대해 오른손을 잃고 왼손 하나로 살아가 야하는데 장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처음에는 국방부가 규정을 내세우며 의수 제작비 중 800만원만 지원하겠다고 해 손가락 3개만 움직이는 의수를 제작하려 했는데 이후 언론에 알려진 뒤 국방부에서 연락이 와 병원비와 5개 손가락이 다 움직이는 의수를 지원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지금도 두통 때문에 매일 우울증 약과 화상통 약을 먹고 있다.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데 통증 때문에 치료를 하지 못 하고 있다"며 "장래를 책임지고 현실적인 보상금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동민 씨는 "장교교육대대 입소 첫 날 외줄타기를 하다 추락했는데 의무대에서는 수차례 진통제를 먹으면 괜찮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10일 간 훈련을 더 받았지만 계속 느낌이 안 좋아서 퇴소 사유서를 쓰고 자진해서 나왔다. 이후 민간 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보니 척추뼈 5개가 골절됐다고 나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동민 씨는 "이후 교육대대장에게 보상 문의를 했지만 '자진 퇴소'를 했으니 도와줄 수 없다. 왜 부대에서 정밀검사를 신청할 생각을 하지 않았나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금은 국가유공자 7급 판정을 받긴 했지만, 아직까지 초기 치료비 200여만원 정도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심상정 "국방부, 면피용말고 국방 개혁 플랜 제시하라"

간담회에 참석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국방부는 면피용, 임기응변식으로 넘기고 조금 언론 관심이 지나가면 다시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건들도 국방부가 피해자들에게 마음의 상처만 준 무성의로 일관해오고 있다"며 "국방 개혁에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부상 장병들은 정작 그 장애보다도 국가로부터의 홀대와 무관심 더 아프다 이런 말씀들을 하고 있다"며 "사람이 귀한 줄 알아야 제도가 내실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인데, 생명가치를 경시하는 군이 어떻게 장병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구현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방에 인본주의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면 과연 강한 군대, 튼튼한 국방을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의당은 여러 가족들과 힘을 모아서 우리 국방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혁신적으로 개혁해나가겠다. 이제는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책임지는 국방'으로, '국민을 위한 국방'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종대 단장에 따르면 정의당은 국방부를 향해 공문을 보내며 간담회 참석을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국방부는 이를 외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