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25일 서울대병원에 입장 전달…지병 치료 받아와
25일 오전 3시쯤 사망한 마지막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80번) 유족이 고인을 부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날 “유족 측으로부터 부검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들었다”며 “아마 다른 의료기관에서도 부검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유족은 기저질환인 악성림프종과 합병증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부검을 하지 않기로 확정하고 현재 방역당국과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다.
감염병인 메르스로 사망했을 경우 정부의 장례관리지침과 시신처리지침에 따라 시신을 밀봉하고 화장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보호장구를 착용한 병원 직원들은 고인을 더블백을 이용해 영안실로 옮기게 된다.
24시간 내 화장하기 때문에 시신의 염습과 방부처리 등도 금지된다. 추가 감염을 막으려는 조치지만, 유족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못하는 구조이기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 환자는 재입원한 이후 2∼3일에 한번씩 음성판정과 양성판정을 오가며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환자의 가족은 일부 언론을 통해 “환자가 격리된 탓에 필요한 검사 및 항암치료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당국에 격리 해제 등을 요청해왔다.
80번 환자의 사망으로 국내 메르스 사망자는 모두 38명이 됐다. 186명 가운데 38명이 숨져 치사율은 20.4%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 방역당국은 메르스 환자가 1명도 남지 않게 된 지금부터 메르스의 최장 잠복기간인 14일의 두 배, 즉 28일이 지나는 지점을 메르스 종식 지점으로 삼고 있다. 다만, 이미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의 메르스 상황에 대해 ‘전파 가능성 해소’라는 판단을 한 바 있어서 공식 선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