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기자의눈] 성년후견인 지정 앞두고 SDJ의 '막가는 여론몰이'


입력 2016.02.11 15:24 수정 2016.02.11 17:54        김영진 기자

성년후견인 재판 앞두고 신격호 총괄회장 내세운 과도한 여론몰이 오히려 역효과 우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그룹의 경영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동영상이 지난 9일 '롯데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웹사이트에 공개된 가운데 SDJ측의 과도한 여론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동영상 캡쳐
지난 수십 년간 극도로 언론에 노출을 꺼렸던 재계 인사가 있다. 언론 인터뷰나 간담회를 한 적도 없다. 그 수많은 경제 단체 활동도 하지 않을 정도로 '은둔의 경영자'로 유명했다. 그런 인사가 최근 몇 개월 사이 언론에 자주 나오고 있다. 동영상 인터뷰도 공개되고 일본 경제 주간지에 기고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법원에도 직접 나갔다.

이 인물은 올해로 94세를 맞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다. 그는 6년 뒤에는 '100세'를 맞는 '노욕(老慾)의 경영자'이다.

수십 년간 묵묵히 경영에만 매진했던 그가 최근 몇 개월 사이 언론에 자주 나오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물론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 영향 탓이겠지만, 이런 방식이 정말 그의 의지로만 결정된 것인지는 의문이다.

지난 9일 SDJ코퍼레이션(신동주 회장)측이 촬영해 언론에 공개한 신 총괄회장의 인터뷰 동영상의 요지는 '롯데의 후계자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롯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SDJ측에서 지속 주장한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지난해 7월부터 SDJ측은 임의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녹취록, 서명문서, 동영상 등을 수차례 공개하며 한결같이 '롯데의 후계자는 신동주'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신 총괄회장은 수개월 동안 전적으로 SDJ 측 인사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신 총괄회장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년간 언론 접촉을 하지 않았던 신 총괄회장의 인터뷰나 동영상이 수시로 공개되는 현실을 어찌 봐야할까. 정말 신 총괄회장의 의지로 촬영된 것인지 진의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9일 공개된 동영상에는 60~70여 년 전의 스토리를 집중 질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총괄회장이 단기적, 최근의 것을 잘 기억 못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도 낳게 한다.

신 총괄회장은 현재 법원에서 자신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를 공식 확인하는 성년후견인 지정 재판을 진행 중이다. 지난 3일 1차 심리가 있었고 3월 9일 2차 심리가 열린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롯데 경영권 분쟁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따라서 최근 신 총괄회장의 '이례적인 건강과시'는 SDJ측에서 고령의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과도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살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을 비롯한 SDJ 측은 하고 싶은 말이나 주장이 있다면 이사회나 주주총회 그리고 법정 등에서 하면 된다. 굳이 병약하고 연로한 신 총괄회장을 앞세워 동영상을 올리고 인터뷰 등을 통해 여론몰이를 할 필요가 없다. 좀더 객관적이고 정정당당한 SDJ의 태도를 기대해 본다.

김영진 기자 (yj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영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