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트렌드세터 3인, BJ로 변신하다
'더불어 방송' '안철수 국민속으로' '대희텔'. 최근 총선판에 튀어 나온 이색 선거운동의 이름이다. 거리 유세, 책자 배포, SNS를 통한 홍보를 넘어 '인터넷 방송'을 통한 톡톡 튀는 선거 운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취약한 2030세대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겨냥 맞춤형 홍보전략을 고려한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지난 1일 저녁 창당 한 달을 맞아 동영상 SNS 앱인 페리스코프(Periscope)를 통한 동영상 생중계로 자신의 하루 일정을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안 대표가 동영상에 붙인 제목은 '안철수, 국민 속으로'다. 그는 "저를 불러 달라. 국민들이 불러주는 곳 어디든지 가겠다"라며 "작은 변화들, 말씀들을 생방송으로 전해드리고 해결책을 찾아서 보고 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부터 "여기는 저희 집 근처 카페"라며 방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방향을 자신이 아닌 바깥쪽으로 향하게 해놓았다가 다시 자신 쪽으로 돌린 뒤 웃으며 "이제 시작되는 거죠"라며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시청자들이 남긴 후기를 소개하고 질문에 답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종료 직전에는 "내일은 여의도에 직장인을 만나러 지하철을 타고 간다"며 "부디 평온한 밤을 보내라. 내일 더 좋은 날이 올 거다"라고 안부 인사도 전했다.
방송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안 대표를 향해 격려와 지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위터리안 'pril****'은 "목이 좀 아프신 거 같네요. 고맙게 만나는 시간입니다. 힘내세요 안철수", 아이디 'bong****'은 "의장님 예전 안랩에서 말씀하실 때처럼 이제 여유가 있으신 것 같네요. 보기 좋습니다", 아이디 'swe0****'은 "안 대표님, 방송 잘 봤습니다. 피곤해 보이시던데 많이 힘드시죠?"라고 안 대표의 트위터에 댓글을 남겼다.
안 대표가 사용한 '페리스코프'는 애플이 선정한 2015년 올해의 앱으로, 미국 대선 후보 등 해외 정치인들 사이에서 새로운 소통 채널로 각광받은 바 있다.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첫 선거 캠페인 대규모 집회를 알리기 위해 페리스코프를 사용했고,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수시로 페리스코프를 통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드 크루즈와 바비 진달, 칼리 피오리나 역시 페리스코프를 통해 출마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이해찬 더민주 의원이 지난 2월 페리스코프로 기자회견을 중계해 1000명이 넘는 생방송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 의원은 3일 오전 예비후보 출마 기자회견도 페리스코프로 생중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홍종학 더민주 의원 등도 페리스코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라이브 소셜 미디어 '아프리카 TV'를 이용하는 의원도 있다. 김광진 더민주 의원은 지난 2월 아프리카 TV를 통해 '순천시민과 함께하는 더불어 방송국'이라는 채널을 개설했다. BJ인 본인은 '순천토박이 김광진 의원'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해 소통 중이다. 김 의원은 주 2회 시간을 정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역현안'이나 '김 의원에게 바라는 점' 등 다양한 주제를 방송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그는 29일 방송에서 "제 방송도 벌써 200분 가까이 함께 해주시네요. 감사합니다"라며 "기왕 오신 거 추천도 한 번씩 해주시고요, 무엇을 해야 다음에 제가 방송을 하고 있다고 뜨죠? 좋아요던가? 별을 눌러야 한답니다. 추천은 엄지 마크를 눌러주시면 되는 거고요"라고 말하며 인터넷 방송에 서툰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필리버스터 뒷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하자 시청자들은 "김 의원보다 내가 더 잘안다"고 댓글을 올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존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시민들을 찾아가는 하나의 방법이 됐었는데 요즘은 페이스북도 생중계로 바뀌어가고 있고 1인 미디어는 점차 늘어나는데, 시민들을 찾아가는 방법도 조금씩 바뀔 필요성이 있다"며 "팟캐스트는 녹음해서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생방송을 하면 서로 질문도 주고 받고 쌍방향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대희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아프리카 TV를 통한 '의정 참여' 방송을 준비 중이다.
안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본보에 "지나치게 유세에는 쏠리지 않으면서도 마포 쪽 시민들의 의견 청취용이나 시민 의정 참여, 정책 제안으로 인터넷 방송을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현재는 구글 설문지를 통해 정책제안을 받고 있지만 설문을 넘어 방송으로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인기 프로그램인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본따 이름을 지은 안 최고위원의 '대희텔'은 다음 주중 방송될 예정이다.
다가오는 20대 총선에서 역대 선거에서 인터넷 방송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미디어는 여론의 향배를 가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2004년 17대 총선의 경우 대중화된 인터넷이 여론의 통로가 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UCC 열풍이 불었고,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트위터 등 SNS가 박빙으로 치러진 선거 승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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