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역학회 “과학적으로 기록하고 추적할 필요있다”
7일 국제학회가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있었던 일본 후쿠시마 현의 아동들 사이에 갑상샘암 유병률이 높은 이유를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한 사실이 밝혀졌다.
세계 약 60개국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환경역학회(ISEE)’는 일본 환경성과 후생노동성 당국자 등에게 2016년 1월 22일, 프랜신 레이든 ISEE 회장 명의로 서신을 보냈다. 후쿠시마 아동 중 갑상샘암 환자 비율이 통상보다 높은 것에 관한 우려를 표명하는 내용이었다.
ISEE는 서신을 통해 오카야마 대학의 도시히데 교수의 연구 결과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샘암 비율이 일본 내 다른 지역의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기록하고 추적하는데 ISEE가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뜻과 함께 일본 정부의 답신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내용의 서신을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발송했다.
ISEE는 환경역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큰 전무가 집단이다. 그동안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샘암 유병률이 높은 것은 인정했지만, 원전 사고 때문이라고는 해석하지 않았는데, 이번 서신을 통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현민건강조사 검토위원회’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피폭의 영향을 현 단계에서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고성능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자각 증상이 없는 아동까지 검사했기 때문에 일종의 ‘스크리닝 효과’이거나 ‘과잉 진료’로 유병률이 높게 파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는 피폭 때문이 아니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피폭의 영향을 인정하지도 않은 셈이다.
반면 2015년 가을 ISEE 학회지에 갑상샘암 연간 발병률이 원전 사고 전 일본 전체의 평균 발병률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으며 이는 스크리닝 효과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논문이 게재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현민건강조사’는 2011년 3월 원전사고 당시 후쿠시마 현에 거주하던 18세 이하 아동을 상대로 한 갑상샘암 검사다. 2015년 말까지 116명이 갑상샘암 확정 판정을 받았고 50명이 갑상샘암에 걸렸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