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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최고위 참석 '파문' 불식 안되고 불씨만...


입력 2016.03.10 13:27 수정 2016.03.10 13:31        문대현 기자

윤상현, 10일 오전 김무성 자택 찾아 사과

김무성 사과 수용여부는 불투명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향한 '욕설 막말' 파문으로 논란을 일으킨 친박계 핵심 의원인 윤상현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날 김무성 대표로부터 사과를 거부당한 윤 의원은 이날 새벽 김 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사과 했다고 밝혔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의 이른바 '녹취 파문'에 대한 여파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0일 윤 의원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호출했지만 김무성 대표는 또 다시 윤 의원을 외면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지금 이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하루 빨리 상황이 정리되길 바라고 있다"며 "윤 의원이 김 대표가 있는 최고위에 와서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가 함구한 가운데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고 최고위원들 간 논의에 들어갔다. 비공개 최고위는 대략 1시간 간 진행된 가운데 김을동 최고위원의 고성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표를 죽이겠다 한 것도 이해해라? 아유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뻔할 뻔자 아닙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간간이 누군가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격렬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김 대표는 회의장에서 나와 접견실로 자리를 옮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시 40분께 먼저 자리에서 나온 김 최고위원은 안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냐는 질문에 "나한테 묻지 말라. 마음에 안 든다"며 현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고위원들 간에도 이견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김 최고위원이 자리를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대표가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김 대표에게는 '윤 의원의 사과를 안 받을 것인가", "윤 의원을 만날 생각은 없나", "한 말씀만 해달라" 등 수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끝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자신의 차량에 올라탔다.

10시 47분, 윤 의원이 회의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는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머금은 채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 그 때 회의장에는 원 원내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함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시 5분, 윤 의원이 회의장 밖으로 나와 취재진 앞에 자리 잡고 브리핑을 진행했다. 윤 의원은 "최고위원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김 대표에게도 죄송스럽다는 말을 드린다"며 "김 대표를 오전에 만났다. 자중자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의 소통은 없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브리핑 이후 모습을 드러낸 원 원내대표는 "김 대표께서 계셨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면서도 "김 대표는 오전에 윤 의원이 자택에 찾아와서 사과했다는 말을 전했다"고 했다.

원 원내표는 "클린공천위원회에서 이 사태를 엄정히 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김 대표가 없던 채로 진행돼 김 대표의 별도 추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통화를 한 상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았는 지의 여부도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원 원내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란이 확대재생산되면 누구에게 도움되겠나"며 "정확히 사태의 본말에 대해 진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의원이 오기 전 최고위원 간 토론이 이어질 때 김 대표가 접견실로 이동해 있던 배경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이른바 '윤상현 녹취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윤 의원을 최고위에 부르기까지 했지만 김 대표의 사과 수용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데다가 일부 최고위원들 간 이견에 아직 불씨는 남아있는 모양새가 됐다.

한편 이날 최고위 공개발언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은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이 배 선장은 나다'는 식의 우스꽝스러운 모습만 연출한다"며 "이는 공멸의 길로 가고 있는 것. 자중지란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살생부·여론조사 유출·막말 등 잇따른 당내 파문에 대해 "이 세 사건의 공통점을 사자성어로 말한다면 '이전투구'다. 이것이 새누리당의 자화상이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친박·비박 모두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몸의 신체 어느 한 곳이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픈 것이다. 계파를 뛰어넘어 당과 국가를 우선하는 대국적인 모습을 보일 때다. 큰 마음을 한 발씩 양보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본질을 직시해야지 있지도 않은 가상 현실을 갖고 흥분하고 이전투구를 해서 되겠느냐"며 "대의를 위해 작은, 사소한 감정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일 것을 종용한 것이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은 (어제) 하루종일 흙탕물 속에 있었다. 흙탕물은 잠시 시야를 가리지만 물의 흐름과 수위를 바꾸지 못한다"며 "냉정하고 침착하게 뜨거운 가슴으로 이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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