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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일가족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전조 있었다


입력 2016.03.10 17:07 수정 2016.03.10 17:09        스팟뉴스팀

“가스 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지난 9일 강원 평창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생과 부모 등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부검결과 숨진 신모 씨(43)와 아내 김모 씨(34), 아들(8·초교1년) 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숨진 신 군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58%였고, 부모는 각 60% 이상 나왔다”며 “일산화탄소 농도의 치사량은 25%인데, 숨진 일가족은 치사량의 2~3배 높은 수치”라고 알렸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시행한 2차 현장 감식에서 보일러 연통 마개가 막혀 있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보일러 배기가스 역류 등 연기배출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발견 당시 신 씨 일가족은 속옷 차림으로 안방에 이부자리를 깔고 누운 상태로 숨져있었다. 안방은 보일러가 설치된 베란다와 창틀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한편 신 씨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되기 나흘 전인 지난 6일 밤 신 군이 두통과 복통으로 강릉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귀가한 사실이 알려졌다. 119구급차량에 실려 오후 9시 12분께 진료를 받은 후 의료진은 어머니에게도 검사를 권유했으나, 김 씨는 평소 다니던 병원을 방문하겠다며 귀가했다.

경찰은 어머니 김 씨는 7일 오전 1시까지 지인과 카카오톡 메신저를 사용했으나, 같은 날 오전 7시에 아버지 신 씨의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 기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신 씨 가족의 사망 시각이 지난 7일 오전 1시에서 오전 7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 경찰은 사건 전날 신 군의 두통·복통 증세가 일산화탄소 중독의 전조 증세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씨 가족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관련 법상 세대별 가스안전점검은 공급업체에서 안전관리자를 상주시키고 연 2회 이상 세대별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

수요자가 요청하면 안전점검을 할 수 있으나, 신 씨 가족은 매월 있는 가스검침에 계량기 수치만 확인해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관리자가 직접 계량기를 보고 배관상태도 살펴봤다면 누출을 짐작할 수도 있었다.

가스 관계자는 “연소 과정에서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냄새로 알 수 있다”며 “신 씨 가족이 가스 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고 말했다.

담당 경찰은 “연통의 마개를 세탁기 뒤에서 찾아냈는데, 연통을 막고 있어야 할 마개가 왜, 언제 떨어졌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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