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밀린 조선업...수주잔량 12년래 최저
1분기 선박 발주 절반 중국이 싹쓸이
한국은 14년 만에 분기 수주 최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1분기까지 수주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조선업체들의 미래 일감인 수주잔량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조선업체들은 1분기 수주실적에서도 중국에 밀리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6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수주잔량은 4월 초 기준 275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2004년 4월초(2752CGT)이후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2년간 국내 조선업체들의 건조능력이 크게 증가했고, 그만큼 조선업 종사자 수도 크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수준의 수주가뭄이다.
한국의 수주잔량은 지난해 10월 3229CGT를 기록한 이후 매달 축소되며 6개월간 470만CGT나 줄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불과 4년 전만 해도 4~5년치 수주잔량을 쌓아놓았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의 조선업체들이 2년 이하로 줄었다”면서 “최소 3년치 이상은 돼야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주잔량 감소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4월 초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261만CGT로 전월 대비 155만CGT나 감소했다. 한국 뿐 아니라 중국(3756만CGT)과 일본(2144만CGT)도 지난 6개월간 꾸준히 수주잔량이 감소해 왔다.
경기불황과 저유가 등에 따른 세계적인 선박 발주 위축이 조선소들의 수주 부진과 수주잔량 감소로 이어졌다.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32만CGT(77척)로 전년 동기 801만CGT(347척)의 4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이 시장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쓸어갔다. 1분기 중국의 수주량은 114만CGT(35척)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한국은 17만1000CGT(8척)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분기 수주실적이 20만CGT에도 못 미친 것은 2001년 4분기 16만5000CGT(9척)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3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47만CGT(45척)로, 그나마 지난 1월 27만CGT(15척), 2월 58만CGT(17척)에 비해 증가했지만, 이 중 69%에 해당하는 102만CGT(26척)을 중국이 수주했다. 한국은 9만CGT(5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고, 일본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선 시황 자체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같은 수주 가뭄과 수주잔량 감소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3월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VLCC는 2월에 비해 척당 150만달러가 하락했고, 수에즈막스급과 아프라막스급 유조선도 각각 100만달러씩 선가가 떨어졌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LNG선도 2월에 비해 척당 100만달러가 하락했으며, 컨테이너선의 경우 주요 선종에서 모두 척당 50만달러씩 가격 하락이 이뤄졌다. 클락슨 선가지수도 130으로 지난달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