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택근]수술적 치료 효과와 빠른 일상복귀를 위한다면...

<의학칼럼>평균 시술시간 1시간의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치료

정택근 척추외과 전문의

57세 주부 양 모씨 최근 엉덩이에서 다리 부위까지 저릿한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타이어를 다리에 매달아 놓은 것처럼 무거운 느낌과 함께 감각 이상 증세가 빈번해지면서 장을 보러 갈 때도 가다 서다를 반복하게 될 정도에 이르렀다. 걱정된 마음에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오랜 기간 입원하면서 수술 받을 시간적 여건이 되지 않았던 양 씨는 다른 대안으로 내시경 시술을 권유 받았고, 지금은 치료 후 빠르게 일상 생활에 복귀해 허리 통증 없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신경이 내려가는 둥근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로 인해 척추 후관절이 커지고 주변 인대가 두꺼워져 척추관을 압박하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허리와 엉덩이에서 통증과 저림 증상이 시작돼 점차 다리로 이어진다. 똑바로 서있거나 걸을 때 허리와 하지부에 통증이 심해지며, 반대로 허리를 숙이거나 쪼그려 앉아서 쉬면 척추관이 넓어지고 신경을 압박하던 것들이 일시적으로 풀려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때문에 증상이 심해질수록 짧은 거리를 가더라도 한 번에 가지 못하고 여러 번에 걸쳐 쉬었다 가게 되는 간헐적 파행이 동반된다. 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운동 마비, 감각 마비, 대·소변 조절 장애 등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초기에는 운동 치료와 약물 치료 등 보존적 방법을 통해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고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 신경마비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문제는 척추 수술에 대해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장기간 입원할 여건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쉽사리 수술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척추관협착증 치료법이 발전하게 되면서 기존 개방형 수술의 위험성은 극복하고 병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척추 내시경 시술이 있다.

내시경을 이용해 협착증을 치료하는 ‘내시경 요추 신경관 감압술(percutaneous endoscopic lumbar laminectomy)'은 전신마취가 필요 없어 고령자도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지만, 수술과 같은 근본적인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특히 내시경으로 시술 상태를 관찰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며 입원기간이나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치료는 평균 시술시간이 1시간 정도 소요되며 부분마취 후 허리 뒤쪽에서 가느다란 내시경을 삽입한 다음, 모니터를 통해 신경구멍 협착의 상태를 살펴본다. 처음에는 압박된 신경이 보이지 않고, 병적으로 두꺼워져서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비후된 인대가 보이는데 이 때 내시경 기구들을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병적인 부분들을 제거하게 된다. 어느 정도 신경관이 확장되면 압박된 신경을 확인할 수 있고 이 때부터는 신경을 다치지 않게 시야 내에 두면서 조심스럽게 감압한다. 내시경을 통해 충분히 신경이 감압되었는지 확인 가능하다.

대체적으로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시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치명적인 합병증도 없다. 간혹 몇몇 환자들에게 시술 후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증상으로 시일이 지나면 없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치료는 좁은 공간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섬세한 기구들을 이용해 감압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척추 내시경에 충분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숙련된 의료진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글/ 정택근 척추외과 전문의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