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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미국에 "호헌 지지" 요구했다가 거절 당해


입력 2016.04.17 14:36 수정 2016.04.17 14:41        스팟뉴스팀

외교부, 1985년 외교문서 공개...미국, 전두환 정권 불가피성 인정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5년 미국 레이건 정부에 호헌 공개 지지를 요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5년 당시 ‘대통령 간선제’ 및 ‘7년 단임제’를 골자로 한 5공화국 헌법 수호(호헌)에 대해 미국 레이건 정부의 공개적인 지지 표명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외교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교문서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총 1602권, 25만여 쪽에 달하는 문서로서 '전두환 대통령 미국 방문', '김대중 귀국' 등 1985년에 만들어진 문서가 중심이다. 아울러 1980년과 그 이전에 생산된 외교문서 일부도 재심의를 통해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전두환 정권은 지난 1985년 4월 24일~29일 전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 후 언론에 회담 결과를 발표 과정에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전두환 정권의 호헌에 대해 공개 지지를 표명해줄 것을 미국 측에 집요하게 요청했다.

같은 해 2.12 총선 결과 신민당이 제1야당으로 급부상하면서 한국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에 손을 내민 것이다.

실제 전두환 정권은 4월 초 양국 정상간 언론발표문 교섭에 임하면서, 레이건 대통령이 발표할 문안에 전 전 대통령의 “'헌정수호 결의'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을 요구했다. 전 전 대통령도 4월 12일 주한 미국대사와의 오찬에서 직접 “헌법 수호를 통한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에 대해 레이건 대통령이 확고하게 지지하는 성명을 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4월 25일 저녁 미국 현지에서 열린 한미 외무장관 회동에서도 이원경 당시 외무장관은 미국 정부의 호헌 지지를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배석한 폴 월포위츠 국무부 당시 동아태 차관보는 "한국 내에서 헌법 개정 문제가 정치 문제화돼 있는 것으로 아는데, 미국이 이 문제를 언급하면 한국의 국내 정치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최종 발표문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5공화국 헌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정치 발전을 위한 제반 조치를 지지하고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하겠다는 평화적 정권교체 공약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차 강조"하는 정도로 타결됐다.

미국의 거절을 받은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4월 13일 국내에서 소용돌이 치던 개헌 논의를 일체 중단시키고 현행 헌법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4.13 호헌 조치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개헌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자 전두환 정권은 결국 4.13 호헌조치를 철회하고, 같은 해 6월 29일 민정당 대표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6. 29 선언을 발표했다. 이로써 직선제 개헌이 이뤄졌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 중에는 미국이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 외 대안이 없다’며 전두환 정권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서에 따르면, 글라이스틴 주한 미국대사는 1980년 8월 29일 당시 박동진 외무부 장관과 면담에서 "미국 행정부는 이번 전(두환) 장군께서 대통령에 취임하시게 됨은 한국의 국내 정세 흐름으로 보아 불가피한 것이며, 다른 대안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므로"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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