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김정은, 과시적 성향 커…'벼랑 밑 정권'"
통일부 장관 21일 기자간담회 "북 상대하기 위해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각오에 입각한 정책 필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김정은 정권을 과시적 성향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현재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고 강조했다.
홍용표 장관은 지난 21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이 계속 위협하고 드러내놓고 위협을 하겠다고 말을 뱉어놓고, 요즘 굉장히 자기 과시 성향이 커진 것 같다"면서 "말을 뱉으면 그대로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위험하고 엄중한 상황"이라고 현재의 남북관계를 진단했다.
홍 장관은 "지금 정부로서는 북한에 대한 확실하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계속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북한의 비핵화와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북한에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북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방위적 압박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특히 홍 장관은 김정은 정권을 '벼랑 밑 정권'이라고 비유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도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김정일 정권은 '핵무기 카드'로 '벼랑 끝 전략'을 펼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홍 장관은 "김정일 시대까지만해도 벼량 끝 전술이라는 평가를 많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북한이 벼랑 밑으로 내려간 것 아닌가"라면서 "벼랑 밑에서 뭔가 해보겠다는, 밑으로 내려간 것도 정권을 지키겠다는 구상이 있기 때문인데 그런 북한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좀 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각오에 입각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북한 스스로가 벼랑 밑에서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걱정해야 할 때"라면서 "비핵화가 유일한 출구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섣불리 출구를 열어 놓을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다른 어떤 출구를 열면 북한은 또다시 핵을 들고 올라와서 똑같은 요구를 할 것이고 또다시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 통일부 고위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5차 핵실험이 북한의 7차 당대회 전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당대회 계기 핵실험이 진행된다면) 당대회 전에 할 것"이라면서 "핵실험 가능성은 상당히 있는 상태인데 김정은이 말을 뱉으면 어떤 식으로든지 행동으로 보여주곤 한다. 무수단 탄도미사일도 실패했는데, 그래서 뭔가 한 방은 더 나오지 않을까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 무수단 탄도미사일 실패 직후 지난 23일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 한 바 있다.
또한 이 고위당국자는 대북제재의 효과 발현 시점을 3개월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소한 3개월은 지나야 한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제재는 어차피 상징성의 싸움, 의지의 싸움이다. 우리의 의지가 강력히 들어갔기 때문에 북한도 좀 보고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버틸 수도 있다. 벼랑 밑으로 먹을 것을 싸들고 내려갔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주구장창 버틸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자기는 버틸 수 있다고 큰소리 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당 대회 때) 대화제의까지는 모르겠고 평화협정 정도의 통일과 관련된 메시지는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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