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손잡는 삼성페이…긴장하는 카드사
독과점 페이시장 수수료 갈등 우려
자사 앱카드 부가서비스 개발에 총력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업체들이 은행과 제휴해 입출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카드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자사 앱카드의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 뿐만 아니라 간편결제 업체들이 '몸집'을 불려 독과점 지위를 누리게 될 경우 수수료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이 간편결제 업체들과 은행 계좌 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다. ATM을 통한 입출금 서비스와 은행 계좌를 연동한 오프라인 결제도 협의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도 NH농협,KB국민,신한,우리,IBK기업,SC제일,부산,경남,수협은행 등의 은행계좌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어떤 카드든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에 은행계좌 연동까지 가능해지면서 삼성페이의 고객 몰이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바일카드 사용은 늘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독자적인 모바일 플랫폼 고객수를 삼성페이가 추월하는 양상이다. 삼성페이는 후발주자임에도 지난해 8월 출시된 후 7개월만에 25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카드사들은 삼성페이보다 앞서 모바일카드 서비스를 개발하고 출시했지만 편리성에서는 삼성페이에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바일 카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각 카드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하고 결제 시에도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한 번의 터치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향후 계좌 등록이 가능해질 경우 페이의 소득공제율이 신용카드보다 높아진다. 페이를 통한 은행계좌 결제를 할 경우 체크카드 형식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높은 소득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페이 방식으로 결제하면 3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는 소득공제율이 15%다.
특히 금융지주계열 카드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는 한편 자사 앱카드의 성장에도 신경써야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자사카드와 삼성페이 '투 트랙' 전략을 선보여야 한다"며 "간편결제 플랫폼이 대세이기 때문에 대세를 따르는 한편 모바일 카드의 마케팅과 기술 개발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삼성페이에 대적할 수 있는 앱카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용편리 뿐만이 아닌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추가해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카드는 신한앱카드에 대리운전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앱카드에 위치와 행선지를 입력하면 대리기사가 호출되고 결제도 앱을 통해 한 번에 진행된다. 또한 수업료결제 서비스도 선보인다. 스마트폰 푸시 알림을 통해서 수업료 결제일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물론 결제는 앱카드를 통해 클릭 한 번에 가능하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자사앱카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향후 간편결제 시장이 커졌을 경우 수수료 문제 등 독과점 지위에서 발생하는 마찰을 우려해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도 결제금액의 0.15%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국내 페이 업체들도 영향력이 확장돼 고객을 많이 확보한다면 카드사에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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