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이마트와 협업한 '엔조이' 시장서 외면
경쟁업체서 외면, 일렉트로맨 캐릭터도 사용 못해...이마트 협업 무리수
'좋은데이'로 유명한 무학이 지난 3월 내놓은 '엔조이'가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소주의 맛 뿐 아니라 특정 유통업체와 협업한 영향이 여타 유통업체로의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 3월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와 협업해 '엔조이'라는 과일 리큐르 브랜드를 내놨다. 현재 엔조이 오리지날 사과맛과 배맛, 엔조이 스파클링 사과맛과 배맛 등이 출시된 상태이다. 알코올 도수는 18.9도로 13.5도인 기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보다 5.4도 높은 것이 특징이다.
무학은 이마트가 지난해 내놓은 캐릭터인 '일렉트로맨'을 엔조이에 적용해 이마트와 일렉트로마트에 우선 공급했다. 또 가정용 점유율이 낮은 무학으로서 국내 1위 대형마트와의 협업은 매력적이었다. 그렇다고 엔조이가 이마트 PB제품은 아니다. 이마트 역시 일렉트로맨 캐릭터의 강한 이미지와 소주와 어울린다고 판단,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엔조이와 관련한 여러 개의 사진을 올리며 홍보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엔조이는 이마트에서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으며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으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에서 만든 캐릭터가 들어간 제품을 경쟁 유통업체에서 판매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엔조이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 제품을 판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엔조이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과일 리큐르 시장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고 맛에 대한 평가 역시 좋지 않다. 저도주의 과일맛이 아닌 높은 도수의 과일 맛이라 소주맛도 아니고 과일맛도 아닌 애매한 맛이라는 평가다. 무학과 이마트 측에서는 엔조의 판매량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엔조이에 일렉트로맨 캐릭터 사용을 불허하면서 현재 엔조이에는 일렉트로맨 대신 번개 모양만 사용하고 있다.
국세청 주류의 상표사용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르면 '판매자의 명칭 등을 표시함으로써 주류제조자 이외의 자가 제조에 관여하거나 특정업체에서만 판매하는 것으로 소비자가 오해할 우려가 있는 것은 주류 상표에 기재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무학이 가정용 시장 확대를 위해 이마트와 협업한 것이 처음부터 무리수였다는 평가이다.
이에 무학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만 있는 것은 아니고 중소 유통업체들도 많아 향후에 이마트 이외에 다른 업체로의 판매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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