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국은행 태평로 이전 '영화 같은 10조원 수송 작전'


입력 2016.05.21 06:46 수정 2016.05.21 06:49        이충재 기자

내년 6월 남대문 본관서 태평로 삼성 본관으로 이동

한국은행 본점 지하에 위치한 겹겹의 보안 장치로 둘러싼 금고가 활짝 열린다.(자료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본점 지하에 겹겹의 보안 장치로 둘러싼 금고가 활짝 열린다.

한국은행이 개보수 공사를 위해 내년 6월쯤 서울 남대문로 본관을 떠나 3년간 태평로 삼성 본관 건물을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본관과 별관의 공사 기간에 이전해 있을 곳으로 삼성 본관과 을지로 삼성화재 건물을 놓고 검토한 결과 삼성 본관을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보안성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 본관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내년 6월부터 약 3년 동안 별관과 본관의 재건축이 진행되며 이 기간 중 직원 1100여명은 삼성 본관으로 사무실을 옮겨 생활하게 된다.

한국은행이 현재 남대문로를 떠나는 것은 6.25전쟁 이후 처음이다. 전쟁 기간 동안 본점을 부산본부로 옮긴 바 있다.

이송 날짜와 방법 모두 '기밀사항'

현금 이송 날짜와 구체적인 수송 방법 등은 모두 ‘기밀사항’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언제 현금을 옮기는지 비밀에 붙여졌다”며 “현금 규모와 이동 방법 등 역시 보안사항으로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지하 금고에는 신권과 미발행 화폐까지 더하면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화폐가 보관돼 있다.

내년 중순엔 남대문로 지하 금고에 있는 10조원 규모의 현금을 10km 가량 거리에 있는 한국은행 강남본부로 옮기는 ‘영화같은 수송작전’이 벌어진다.

통상 사과상자에 5만원권 신권이 12억원 가량 담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과상자 1만개 이상의 부피를 옮겨야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이 사용 중인 현금수송차량 수백대를 동원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안전한 화폐이송을 위해 분산 이송을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은 100톤이 넘는다. 이 금의 대부분은 한국은행이 소유하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

한국은행 금고엔 금괴가 없다?

그렇다면 금괴는 어떻게 이동할까. 현재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지난해 12월 기준)은 104.4톤이다. 하지만 이번 수송작전에 금괴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행 지하 금고에는 금괴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엔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금괴를 쌓아뒀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2004년 이후 모든 금괴를 영국 런던 영란은행으로 옮겼다.

국책은행이 엄청난 규모의 금을 사고 팔 때마다 금괴를 옮길 경우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보안 리스크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영화처럼 한국은행의 금괴가 ‘털리면’ 국가재정에 타격을 입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래서 한국은행의 금괴는 언제나 영란은행 창고에 쌓여있고, 금을 추가로 사들이면 소유권만 늘어나는 식이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