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일임형 ISA 러시...'깡통계좌' 논란 벗어날까
광주은행 '온·오프라인' 일임형 상품 판매 공식 발표
ISA ‘깡통계좌’ 오명에 직원교육 강화·최소금액 확대 등
지방은행의 일임형 ISA 상품 출시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제주은행을 제외한 5개 지방은행들이 일임형 ISA 출시를 공식 발표했거나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의 과열된 경쟁으로 인해 ISA 계좌의 불완전판매가 만연한 가운데 지방은행의 일임형 상품이 ‘깡통계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은행 '온·오프라인' ISA 판매...경남·부산은행도 30일 출시
현재 지방은행 중 가장 먼저 일임형 ISA 상품 출시를 공식 발표한 곳은 광주은행이다. 광주은행은 일임형 ISA 상품명을 ‘쏠쏠한 ISA 일임형’으로 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영업점을 통한 현장판매와 동시에 인터넷,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채널 판매에도 일제히 돌입하기로 했다.
광주은행의 일임형 상품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저위험형과 중위험형, 고위험형 각 2종씩 총 6종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됐다. 이와함께 리스크 최소화와 분산투자 효과를 위해 글로벌 ETF펀드(상장지수펀드) 위주로 짜여졌다.
BNK금융그룹 계열인 경남은행과 부산은행도 이보다 앞선 오는 30일 일임형 ISA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선 영업점을 통한 상품 판매를 개시한 뒤 내달 중으로 비대면채널 판매에도 뛰어든다는 구상이다. 광주은행과 마찬가지로 총 6종의 포트폴리오로 마련됐고, 펀드평가사인 ‘제로인’과 업무제휴를 통해 자산배분모델을 구축했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10년간의 시장지표 성과 변동성을 감안해 최적 자산 배분을 짜서 기대수익률은 높이고 투자 손실 위험은 줄일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며 “또 고객들 상당수가 세제 혜택 상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있는 초위험상품은 물론 수익성이 거의 없는 안정형상품은 배제하고 그 중간형상품을 일임형 투자상품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전산 작업과 전문인력 채용 등으로 인해 속도가 뒤쳐진 전북은행과 대구은행 역시 상반기 일임형 ISA 출시를 목표로 현재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깡통계좌' 오명에 직원교육 강화…"실적압박 없다"
이미 시중은행을 휩쓸고 간 ISA 불완전판매 논란에 지방은행들은 일임형 상품 출시 전부터 ‘깡통계좌’ 오명을 벗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일임형 상품 판매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고객에게 손실 위험이 있는 ISA 투자상품을 잘못 판매하는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상품 판매 전까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품 판매 절차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의 깡통계좌 논란은 결국 직원들 사이의 ‘실적 줄세우기’가 사회적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현재 우리 은행의 경우 ISA 상품과 관련해 개인적인 목표를 부과하는 등의 압박은 전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신 기존 계좌 중 소액계좌에 대해서는 영업점에 이같은 사실을 인지시켜 추가 거래를 활성화하도록 하는 방법이나, 기존 ISA 계좌 가입을 위한 최소금액이 1000원이었다면 이를 10000원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안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금융당국이 규정한 고객 투자 성향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 문항 역시 ISA 상품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광주은행은 해당 문항을 통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고, 고객이 자신의 성향 이상의 과감한 투자를 원할 경우 각서 등의 방식을 통해서만 제한적인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이 속한 BNK금융그룹은 조사 결과에 따른 고객의 성향 이상의 투자상품은 원천적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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