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당한 대우조선해양 "올 게 왔다"
검찰이 8일 오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진행, 조선업 부실경영 문제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예견되고 있다. 이에 다른 조선업체들은 대우조선해양과 다른 상황임을 강조하며서 애써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불똥이 튀지않을까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와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 등에 검사와 수사관 150여명을 파견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고, 수사 방향이 전임 경영진에 맞춰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압수수색이 크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감사위원회에서 전임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면서 “이번 압수수색도 그 연장선상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서울 본사도 로비에 취재진들이 몰려 있는 점을 제외하면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회사 관계자는 “검사와 수사관들은 각 부서로 흩어져 담당자들을 조사하고 있으며, 다른 직원들은 동요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업무를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번 수사를 과거 대검 중수부 격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맡게 된 것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다. 올해 1월 출범한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맡게 된 첫 수사라는 점에서 수사 강도는 물론 범위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 뿐 아니라 다른 조선업체들까지 부실경영 수사선상에 놓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른 조선업체들은 “우린 대우조선해양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CEO 연임 관련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부실 은폐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굳이 부실을 은폐할 이유가 없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이 4000억원대 흑자를 발표한 2014년 현대중공업은 3조원대 적자를 냈고, 삼성중공업도 상반기 적자를 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4242억원 흑자, 2014년 4543억원 흑자를 발표했지만, 지난 3월 정정공시를 통해 2015년 영업손실 5조5051억원 가운데 2조원가량을 2013년과 2014년으로 귀속시켰다. 이에 따라 2013년은 7731억원 적자, 2014년은 7429억원 적자로 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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