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입힌 신용카드 고객 마음 잡을까?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신용카드 개인비서 서비스
소비패턴 분석해 개인 지출 관리 연내 출시
"고객님 충동구매 주간입니다. 소비에 주의하세요."
신용카드가 고객의 충동구매를 관리해줄 날이 머지 않았다. 신용카드가 어플리캐이션 형태로 스마트폰에 들어가게 되면서 각종 세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비합리적인 소비까지 관리해준다. 고객의 '개인 비서'(AI)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 BC카드가 빅데이터에서 발전된 인공지능 서비스에 주목하고 관련 인력과 부서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은 빅데이터로 축적된 정보를 통해서 기계학습 기술을 만들고 알고리즘을 통해서 결국엔 인공지능기술로까지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알고리즘을 통해서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학습하는 신용카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카드사에서 빅데이터는 인기있는 주제였다. 빅데이터 기술 축적으로 다양한 사업 구상도 가능해졌다. 이를 소비자의 편리성, 카드사의 수익성에 적합한 형태로 구성한 것이 ‘인공지능’이다.
카드사들은 AI기술의 시작을 개인비서형태로 보고 있다. 로봇이 개인 지출성향을 분석해 합리적인 소비를 하도록 돕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자사 앱을 통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개발을 마쳤다.
다음달 임직원 테스트를 마친 뒤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카드 비서 서비스 ‘FAN페이봇’은 앱을 통해서 소비를 관리해주고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해준다. 비용항목별로 상세한지출 내역을 열람할 수도 있고 6개월씩 통계도 내준다. 또한 고객의 소비패턴을 날짜로 분석하고'충동구매'가 잦은 날짜를 파악해 미리 알림 메시지도 보낸다.
신한카드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구축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빅데이터 구축으로다. 신한카드는 지난 3년전부터 빅데이터 컨설팅 구축에 나섰다.
약 2200만 회원의 소비 성향을 분석해 남녀 9개, 총 18개 코드로 분류해 출시한 '코드나인'을 시작으로 신한카드는 개인 맞춤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사내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며 "모든 사업 추진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카드사도 마케팅 활동에서 '인공지능화'를 진행중이다.
KB국민카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한 ‘스마트 오퍼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고객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BC카드도 승인내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 마케팅 프로파일링 시스템(AIPS)'을 운영하고 삼성카드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 상담과 상품개발, 마케팅에 적용한다. 현대카드도 지난 3월 신설된 알고리즘 디자인랩(Lab)을 통해 빅데이터 연구에서 한 발 나아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다만 인공지능 서비스가 고객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빅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활용된 정보에서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처리하는 것이다. 개인정보 비식별은 금융보안원에서 맡는다.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재식별해 악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대규모 카드사 개인정보 해킹 사고에 이어 연이어 벌어지는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사고로 인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비난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5월 인터파크 고객 103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디지털해킹은 어디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디지털해킹에 무감각해진 것이 이제는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합리적인 소비’가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기존의 마케팅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게 카드사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패턴을 분석하면 소비가 위축될 수는 있겠지만 지속되는 내수경기 악화로 마케팅 방식을 바꾼 것”이라며 “무조건 소비를 진작하는 방식으로는 똑똑한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도 “가상현실, 증강현실, 인공지능 등 최근 전체 산업 기반이 바뀌고 있다”며 “카드업계도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을 접목시킨 서비스를 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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