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공백 가전·반도체가 메울 수 있을까
갤노트7 사용중단 권고 조치로 실적 악화 폭 확대 불가피
CE·DS 활약에도 매출 200조-영업익 30조 달성 어려울 듯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7’이 리콜 조치에 이어 사용중단 권고가 내려지면서 하반기 IT모바일(IM)부문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분기 성수기인 가전과 하반기 호황인 반도체의 활약 속에 어느 정도 방어는 가능하겠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연 매출 200조원과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은 어려워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11일 관련업계와 증권가 등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와 연방항공청(FAA)에 이어 삼성전자와 국토교통부도 갤럭시노트7 사용 중단 권고 조치를 내리면서 IM부문 실적 악화 폭이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폭발 사고 발생하자 지난 2일 리콜 조치를 발표하는 등 신속하게 대응했다. 소비자 안전과 신뢰성을 위한 신속한 조치로 당초 우려됐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드는 한편 가전과 반도체 등의 활약으로 어느정도 보완이 이뤄지면서 선방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리콜조치로 3분기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을 기존 3조8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동부증권이 4조1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낮추는 등 1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
또 TV·냉장고·에어컨 등 소비자가전(CE)부문과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호조로 전체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축소될 것으로 분석됐다. 가전의 경우 중국의 9월 중추절에 이은 10월 국경절, 미국의 11월 추수감사절 수요를 앞두고 3분기 판매 실적이 증가하는 성수기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도체도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멈춘 가운데 오는 11월까지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데다 디스플레이도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지난 6월부터 반등하고 있어 부품도 호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4분기 이후 이번 갤럭시노트 7 사태가 전체 실적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3분기 악화됐던 수익성도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하지만 9일과 10일 미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발표된 사용중단 권고 조치로 상황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의 적극적인 리콜 조치로 높아졌던 사용자들의 신뢰도가 불안감으로 바뀌면서 실적 악화의 파고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리콜 조치 발표 이후 높았던 제품 교환 수요가 사용중단 권고 조치로 환불로 옮겨가면서 애플 등 경쟁사들의 반사이익 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내년 3월까지로 정해놓은 리콜 기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리콜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실반영 시기가 연내로 집중돼 하반기 실적 수치가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신제품인 갤럭시노트7 판매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갤럭시S7 등 기존 제품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지만 출시 6개월이 지난 제품으로 전체 실적을 이끌어 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프리미엄 신제품의 높은 수익성을 메울 수 있는 대체제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용중단 권고 조치로 IM부문 실적 악화 폭이 커지면서 CE와 DS 등 타 사업부문에서 이를 보완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7 판매 차질이 모바일D램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부품 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갤럭시노트7의 사용 중단 권고 조치로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관련 부품들까지 영향을 받으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게 됐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의 경우, 고객사 공급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는 있겠지만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