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명절선물의 정치학…시대상황 담겨
"선물도 통치행위"…'국정협력' '지역화합' 의미도
올해는 황교안 총리 대통령 대신해 설 선물 보내
대통령의 명절선물은 정치의 연장선에 있다. 대통령이 각계 인사들에게 보내는 선물에는 '국정협력', '지역화합' 등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고, 대통령의 개인 취향은 물론 시대상황도 들어있다.
'돈다발'부터 'YS멸치', '전국특산물'까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시절 명절 선물은 '돈다발'이었다. 통치 자금으로 정치인들을 관리하던 시대의 한 단면이다. 전 전 대통령은 인삼을 보내기도 했다. 인삼을 담은 나무 상자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을 새겨 '봉황 인삼'으로 통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부친 김홍조옹이 보내주는 거제도산 멸치를 고집했다. 당시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받았다던 이른바 'YS멸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 전남 신안의 김, 한과 녹차 등을 주로 선물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절선물은 대부분 술이었다. 지역 화합을 강조하며 복분자주 소곡주 문배주 이강주 등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골고루 보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국 특산물을 모은 종합세트를 선호했다. 지역특산물을 두루 모아 보내는 데는 지역화합과 농축수산물 소비 장려의 뜻이 담겼다. 강원 인제 황태, 충남 논산 대추, 전북 부안 김, 경남 통영 멸치 등을 선물로 보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역 특산물로 명절 선물세트를 채웠다. 박 대통령의 지난해 추석 선물은 경산 대추, 여주 햅쌀, 장흥 육포 등 전국 각지의 특산 농산물이었다.
직무정지 박 대통령 대신 황교안 총리 선물 보내
현재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박 대통령은 올해는 아무에게도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독립유공자 60명에게 선물을 보냈다.
그동안 독립유공자에게는 대통령이 선물을 보내왔지만, 올해는 황 권한대행이 선물을 보내게 됐다. 선물은 김영란법(청탁금지법)을 고려한 5만원 내의 잡곡세트다.
당초 황 권한대행은 대통려을 대신해 명절 선물을 보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명절 등에는 대통령 명의의 위문이 실시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독립유공자 예우지침에 따라 독립유공자에게만 선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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