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경선레이스 시동...'문재인 대세론' 이길 수 있나
공세보단 정책 공략, 차별성에 초점..."대세론은 뒤집히는 것" 자신감 보이기도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 조기대선에 대비해 원내 4당 중 가장 먼저 경선 규칙을 확정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한 가운데,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기 위한 중소 후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경선은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이재명 성남시장·안희정 충남지사·김부겸 의원·최성 고양시장 간 5파전으로 치러진다. 현재 타 정당에 비해 후보군이 다양한 데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 속에 대세론의 중심에 선 만큼, 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통한 흥행몰이에서도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비문(비 문재인) 후보군에선 △1차 투표에서 2위 선점과 △2차 투표에서 대세론 역전이라는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 상 문 전 대표의 기세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설사 2차 투표까지 치르게 된다 해도 문 전 대표를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문 전 대표에 비해 ‘젊은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로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 최대 화력을 선보여 집권 후 또 다른 역할을 맡거나 차차기 주자로 등극하는 플랜B를 꾀할 수 있다.
이 시장과 안 지사는 정책 대결에 ‘올인’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문재인 대세론에 맞서면서도 문 전 대표에 직접적으로 날을 세우거나 공세를 펼치는 전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그간 박 시장이 문 전 대표와 대립 구도를 만들수록 지지율 하락을 경험했던 선례를 고려, ‘공정 경쟁’을 하되 내부 분열 이미지를 최대한 피하자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안 지사의 경우, 사드 배치에 대해 ‘존중’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념을 넘어 ‘국익이 우선’신념을 선언하거나 ‘공짜밥 프레임’에 대해 확실히 거리를 두면서 야권 지지층은 물론, 합리적 보수 진영에서도 차차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모두 ‘중도 확장성’에 방점을 둔 행보들이다. 실제로 그간 5% 대를 넘지 못했던 안 지사의 지지율은 설 연휴를 전후해 최대 8% 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바짝 따라붙은 수치다.
안 지사 측은 이러한 분위기를 고려해 인지도 높이기와 정책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실시간 ‘즉문즉답’과 ‘숏터뷰’ 등으로 야권 내에선 인지도가 올랐지만, 충남도지사라는 위치 상 문 전 대표나 이 시장에 비해 여전히 안 지사를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시장이 촛불 정국에서 ‘튀는 발언’으로 인지도를 한껏 높였던 만큼, 안 지사 측 역시 얼굴이 알려질수록 문 전 대표와의 차이점이 자연스레 드러날 거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시장은 한층 더 직접적으로 대세론을 겨냥하는 모습이다. 구체적으로는 문 전 대표가 친문 진영의 ‘패권주의’ 꼬리표를 떼기 어려운 만큼,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시장은 3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세론을 뒤집는 데 한 달이면 충분하다”고 밝혔고, 앞서 대선 출마 선언과 기자간담회에서도 “대세론은 뒤집히라고 있는 것”, “여론조사와 실제 경선 결과는 다를 것”이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아울러 현재 비문 진영을 중심으로 이른바 ‘제3지대’의 합종연횡 움직임이 거센 만큼, 야권 분열을 막기 위한 표 확장성을 고려, 경선에서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김 의원 역시 대세론에 경고등을 켰다. 그는 전날 ‘김부겸 의원이 전하는 설 민심’이라는 제목의 공식 입장을 내고 "대구의 설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더 커진 것 같다. 민주당이 마치 정권 다 잡은 것처럼 오만해서는 안된다는 당부의 말도 많았다“며 ”일부 민주당 의원의 도를 넘는 행동이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를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은 대세론보다는 우선 지역구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출마선언과 예비후보 등록 역시 내달 10일경으로 계획, 안 지사나 이 시장에 비해 차분한 걸음걸이를 보였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선언 먼저하고 후보등록을 할 예정”이라며 “대구 민심을 좀 더 예의주시해야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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