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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홍 해임, 단단했던 공안세력 '균열' 신호탄?


입력 2017.02.06 17:44 수정 2017.02.06 18:23        하윤아 기자

전문가들 "공안세력 간 견제 결과물"…복권 가능성 언급도

핵심 세력 내 균열로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 증가할 듯

김일성 주석의 103회 생일인 지난 2015년 4월 15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군 간부들을 대동하고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춘삼 작전국장, 박영식 당시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조경철 군 보위사령관이 수행했다. 노동신문 캡처

전문가들 "공안세력 간 견제 결과물"…복권 가능성 언급도
핵심 세력 내 균열로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 증가할 듯


정부가 김원홍 북한 국가보위상의 계급강등과 해임을 공식 확인한 가운데, 그동안 북한의 최고 실세로 통했던 김원홍의 지위 변동은 단단했던 공안세력 내부의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비롯해 인민보안성, 인민무력성, 국가보위성 등 이른바 북한의 '공안세력'은 김정은 집권 초기부터 아버지 김정일 시기에 성장했던 정통 야전군 세력과 고모부 장성택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 세력을 숙청·교체하는 데 앞장서왔다.

이중에서도 특히 김원홍을 수장으로 한 국가보위성은 장성택과 현영철을 비롯한 북한 내 파워엘리트 숙청에 깊숙이 관여하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실제 김원홍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한 지난 2010년 9월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의 바로 오른편에 앉아 최측근임을 과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김정은 집권 후 고위 간부들이 권력 부침을 겪었던 것과는 달리 최근까지도 직책을 유지하고 있던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 그가 해임 배경을 두고 통일부는 5일 "보위성이 조사 과정에서 자행한 고문 등 인권유린과 함께 월권과 부정부패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위성의 비대화에 따른 권력기관 내부의 견제와 암투'라는 견해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6일 "권력 승계 과정에서 엘리트에 대한 공고한 장악이 불가피하다는 차원에서 칼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연합한 공안세력"이라며 "김정은의 공안통치를 주도해온 세력 안에서 보위성의 권력이 커졌고,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되면서 김정은의 수족과도 같은 역할을 했던 기관 간 권력투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원홍의 해임은 특정 기관이 다른 기관의 견제를 받을 만한 위치에 올라서면서 발생하는 내부의 세력 갈등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장 책임연구원의 분석이다.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보위상. ⓒ연합뉴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김원홍이 강등돼 해임됐다면 김원홍 개인에 대한 숙청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가 지휘하는 보위성의 비대화에 대한 일종의 경고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김정은 집권 이후 엘리트 숙청 과정에서 보위성 조직이 확대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데 대한 내부 견제의 결과라는 해석이다.

특히 조 선임연구위원은 "공안세력 내부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김정은의 공안통치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의미"라며 "김정은을 떠받치고 있던 공안세력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그만큼 내부 단속과 통제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더욱 불안정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곽길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북한은 전통적으로 조직지도부의 나라다. 조직지도부가 북한체제의 심장이고 보위성은 팔다리에 해당하는데 김정은이 등장한 이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며 "김원홍의 숙청은 권력기관 및 실세측근들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과 암투가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을 빌미로 해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원홍의 숙청은 단기적으로는 김정은의 권력층 길들이기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김정은이 핵심측근들마저도 소모품으로 여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북한 권력층의 동요와 면종복배 현상은 심화되고,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은 시간이 갈수록 증폭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원홍의 복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1원 중순에 해임됐다지만 김원홍이 1월 하순 북한 기록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점에 미뤄 완전한 숙청이나 처형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자숙하고 혁명화하는 정도의 과정을 거쳐 복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고,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해임을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숙청이나 처형을 확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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