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카드사도 '사드 보복' 후폭풍 휘말린다


입력 2017.03.09 13:23 수정 2017.03.09 13:27        배근미 기자

중국인 국내 외인 신용카드 지출 60% 차지…전년비 46% 증가

BC카드·신한카드 1000억원대 수수료 수입 차질 불가피 '전전긍긍'

최근 롯데그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과 관련해 자국민들의 한국 관광 금지 등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 조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관광객 급감에 따른 전표매입 수수료 수익 악화 등이 우려되면서 국내 카드사들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김유연 기자

최근 롯데그룹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과 관련해 자국민들의 한국 관광 금지 등 중국의 노골적인 보복 조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결제 수수료 수익 악화 등 우려 속에서 국내 카드사들 역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관광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한반도 내 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자국 여행사를 대상으로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주 지역에서만 11만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예정된 국내 여행을 취소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의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해외 관광객의 소비를 통해 수익을 확보해 온 카드사들도 함께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관광업계나 면세업계가 아닌 카드사들이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관심을 쏟는 데에는 관광객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카드 결제에따른 대행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곳은 BC카드와 신한카드이다. BC카드는 지난 2006년부터,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의 전표매입(인바운드) 업무를 담당해 왔다.

중국 방문객이 국내 가맹점에서 유니온페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국내 카드사들이 가맹점에서 전표를 매입한 뒤 이를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날과 정산해 수수료를 받아챙기는 방식으로 운영되어 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발생하던 전표매입 수수료만도 1000억원 대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카드 결제를 통한 지출액이 국내 결제시장에도 적지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신한카드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외국인 신용카드 국내 지출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은 전년 대비 총 13조7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카드 지출금액은 작년 한 해에만 총 8조3232억원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6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과 비교해 그 증가세 역시 46%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번 관광객 급감으로 인한 국내 관광업계 타격 우려는 간접적으로 카드사 등 국내 결제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지난 6일 중국 경제 통상 전문가들과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이번 중국의 관광규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상황 악화에 대비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춰가도록 국내 산업과 시장구조를 바꿔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중국 관련 과도한 쏠림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이와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내부의 입장이다. 실제로 BC카드의 경우 이번 사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 대책회의에 나섰으나 이역시도 뚜렷한 해결책 없이 향후 상황을 지켜보자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수치가 지금 당장 공식적으로 구체화되거나 이번 국내 관광 금지령이 중국당국의 공식 입장이 아닌 상태에서 이를 사실로 규정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들의 경우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아직 중국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에 나선 곳이 없어 유통업계 등에 비해서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면서도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인바운드 수수료의 경우 아웃바운드에 비해 수익적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고정적인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실제 중국의 관광제재가 공식화된다면 해당 업무에 주력하는 일부 카드사에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배근미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