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총시즌’, 전자·IT 업계 화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부분 24일...LG전자는 17일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가치 제고 관련 주주 질의와 경영진 언급 '주목'
3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올해 전자·IT업계의 이슈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각 사별 이슈들과 별개로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편에 최근 불거진 정경유착 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SDI·삼성전기 등이 오는 24일, LG전자와 LG이노텍이 오는 17일 등 주요 전자·IT기업들의 주총은 오는 17일과 24일 몰려 개최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3일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기업은 당연히 삼성전자다. 사상 초유의 그룹 총수 구속과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 해체로 계열사별 자율 경영 강화가 강조되면서 이번 주총에서 어떠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이번 정기 주총에서 추진이 예상됐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사외이사 선임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순실게이트 여파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연기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는 감사보고와 영업보고에 이어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2건의 안건만 의결될 예정이다.
그동안 추진해오던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구체화시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지주사 전환 등 현안은 경과보고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입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입사 25년만에 사내이사 직함을 단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직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구속 상태이긴 하지만 지난해 선임 당시 주주이익 제고와 책임경영 실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밝혔기 때문에 이를 거둬들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와 함께 주총에 걸리는 시간도 관심사다.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커진데다 관심이 유난히 높은 삼성전자의 경우, 매년 주총장에서 주주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자유발언이 많이 나오면서 소요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각 사업부문별 경영성과 보고, 주주와 경영진의 질의응답,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등 일반적인 안건이 대부분이었지만 주총은 오전 9시에 시작, 오후 12시20분경에 끝나 3시간 20여분이나 진행됐다.
경영성과 보고 이후 질의응답때부터 주주들의 활발한 질의와 요청 발언이 이어지면서 길어지던 주총은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사외이사 안건은 결국 표결 절차까지 거쳐야 했다.
올해의 경우, 최순실게이트에 따른 특검 수사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데 따른 주주들의 발언과 질의가 이어지면서 시간이 다소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날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삼성SDI의 경우, 지난달 말 대표이사로 내정한 전영현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건을 처리한다. 재무제표와 이사 보수한도, 사외이사 선임 승인 등 다른 안건들과 마찬가지로 큰 어려움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발화 최종 원인이 배터리 문제로 밝혀진데 따른 대책 마련과 실적 개선 등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경영진이 이에 대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이 날 경기도 이천에서 주총을 개최하는 SK하이닉스도 다른 일반 안건들과 함께 정관 일부를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다른 SK 계열사들과 함께 기존 '기업은 충분한 이윤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를 삭제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문구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보다는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도시바가 분할하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지분 인수에 대한 경영진들의 생각을 묻는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져 어떤 언급들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이들보다 한 주 앞선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LG전자는 구본준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을 처리한다. 기타비상무이사가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등기이사다.
이번 주총에서는 지난해 부진에 부진을 거듭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 방향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현재 예판 중으로 오는 10일 정식 출시하는 'G6‘의 초기 성과에 따라 주주발언의 수위나 온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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