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냐 히트? 삼성 김헌곤, 오른손 구자욱될까
3년 전 삼성의 KS 우승 '조력자'..상무 제대 이후 개막전 선발
삼성 라이온즈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 있다.
2014년 한국시리즈.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선 5차전. 승리의 여신은 넥센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 승리를 매조지하기 직전이었다. 9회말 2사 역전 주자가 있던 상황에서 터진 최형우 적시타 때 혼신의 힘을 다해 홈플레이트를 밟은 선수가 있다.
당시 삼성의 제4외야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김헌곤이다. 데뷔 이후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김헌곤은 삼성의 우타 외야수가 부족한 점을 파고들어 1군에 합류했다.
2014년 김헌곤은 76경기에 출장해 데뷔 이후 가장 긴 시간을 1군에서 보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여주며 당당하게 우승반지를 끼고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 입대할 당시 김헌곤은 제대 후 2017년에는 팀의 주전으로 외야를 지키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어느새 2년이 훌쩍 흘러 팀에 다시 합류한 김헌곤은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간 삼성은 박해민과 구자욱처럼 출중한 야수들을 배출해왔다. 지난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최형우가 KIA로 떠났지만 김헌곤 같은 자체 육성 선수들이 등장해 그 공백을 메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형우의 공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군복무 당시 김헌곤의 퓨쳐스리그 기록을 살펴보면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김헌곤은 상무 복무 2년간 퓨쳐스리그를 말그대로 맹폭하며 좋은 타격 자질을 보였다. 이는 군 제대 후 주전 야수로 자리잡은 구자욱의 상무 복무 당시 퓨쳐스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물론 퓨쳐스 리그에서 활약을 한 모든 선수들이 1군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퓨처스 리그에서만 좋은 모습을 보이고, 1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은 퓨처스 리그 육성 효과를 톡톡히 본 팀 중 하나다.
구자욱은 삼성의 육성 시스템 속에 꾸준히 성장해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육성 선수 출신의 박해민이나 신인왕 출신의 배영섭, 2016년 주전 2루로 활약했던 백상원 등 대부분의 야수들을 퓨처스 리그에서 육성시켜 1군에 안착시킨 사례가 있다.
올 시즌 김헌곤은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하며 명가재건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지난달 31일 개막전 성적은 3타수 무안타(1병살)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제 단 1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제2의 구자욱으로 도약할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 이정민/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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