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수출입은행장 "산은과 한 배…자본확충펀드 조성안할 것"

"1조원 정도 자본확충 필요할 것"

"채권은행으로서 추가 지원 송구"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열린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 대책과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2조9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최종구 수은 행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향후 처리방안' 기자간담회에서 "지원금 분담 비율은 많고 적음을 따질 것 없이 산은과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하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 행장과의 일문일답.

-어쨌든 산은과 수은의 경영관리 실패로 볼 수밖에 없는데, 지금 실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건지?
▶(책임을 피해갈 상황이 아니지만, 현재 입장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산은과 수은의 지원금 분담 비율은? 어떤 기준으로 정한 것인지? 이견은 없었는지?
▶분담 비중을 산정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대주주인 산은과 최대 채권은행인 수은이 어디가 더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를 따질 것 없이, 공동으로 한 배를 탔다는 생각으로 논의했다. 이 부분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할을 해주신 산은에 감사드린다.

-수은은 추가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물출자가 불가피해 보이는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수은의 자본확충과 관련해 여러 안이 있을 수 있지만, 자본확충펀드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와 산은 출자가 될 것인데, 구체적으로 얼마가 될지는 답변하기 어렵다. 1조원 정도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걸로 보이는데, 손실 규모가 어떻게 될지 봐가며 비율을 고민하도록 하겠다.

-수은 영구채도 출자전환에 포함되나?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자율조정이 원만히 이뤄지면 출자가 아닌 영구채 형태로 남게 된다. P-plan으로 가게 되면 수은의 부담금도 출자로 전환하게 될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대우조선에게는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우조선이 다시 저가수주에 나서는 것 아닌가? 다른 조선업체들의 피해는?
▶대우와 삼성, 현대 3사의 경쟁 결과로 오늘날 우리 조선 기술이 세계 최고로 올라섰다. 원가 절감도 많이 됐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저가수주 부담도 있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좋은 쪽으로든 부정적으로든 3사가 서로 그렇게 작용해 왔다. 어떠한 경우든 저가수주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지?
▶고심 끝에 나온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책임 소재를 말하는데, 판단하고 일한 것에 책임을 묻는 게 맞는 지,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미루는 데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는 지 생각해볼 일이다.

채권은행으로서 추가 지원 대책을 내놔 송구스럽다. 조선업의 태동시부터 같이 해 온 수은으로서는 오늘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자율적 채무조정이 원만히 합의돼야 한다. 철저한 자구노력, 수익성 있는 수주 등도 계속돼야 한다. 불가피하게 P-plan으로 가더라도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조선업의 어려움이 다른 산업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조선업이 새로운 모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