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당 대선 후보 확정…‘반문연대’ 불씨 살아날까
안철수 참여 여부 관건…홍준표·유승민 단일화 부정적
김종인 '키맨' 변수…정가 "안철수 지지율 주목해야"
‘반문(반문재인)연대’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을까.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다. ‘반문연대’가 실현되기 위해선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설 ‘대안 주자’, 즉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안 전 대표가 필요하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대선 출마도 ‘통합정부’를 명분으로 새판짜기에 힘을 싣는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반문연대’로도 불리는 ‘제3지대 속 빅텐트’는 김 전 대표와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민주당을 제외한 기성정당에서 단일 후보를 배출해 ‘문재인 대 비문 후보’ 구도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특히 통합정부와 분권형 개헌 등이 연대의 고리다. 구체적인 형태로는 노무현-정몽준식 후보단일화, ‘DJP(김대중-김종필)연합’처럼 공동정부를 조건으로 한 후보직 양보 등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그림은 어느 정도 그려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비문연대’의 고리인 개헌은 이미 대선 구도가 정립됐고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라 시간도 부족하다.
김 전 대표, 정 이사장,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이 통합정부를 목표로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비문연대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4일 tbs 라디오에서 “단일후보를 만들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했다”면서도 단일화 방법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두 사람과) 합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자강론' 강화…'넘어야 할 산'
특히 ‘반문연대’의 주요 축인 안 전 대표도 ‘인위적 단일화’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지지율 상승세를 토대로 ‘자강론’을 강화할 방침이다. 안 전 대표 측은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표를 흡수해 문 전 대표를 독자적으로도 상대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충남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허깨비를 만들어 (저를) 비판하는 것으로 참 적절치 못하다”며 “저는 누구를 반대하기 위한 공학적 연대를 반대해왔고 그런 일은 없다고 누차 밝혀왔다”고 밝혔다.
또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김 전 대표는 3일 기자들과 만나 “그건 두고 봐야 한다”며 “지금 단일화가 없다는 것이 영원히 그렇게 가리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가 대선에 직접 출마하는 것도 변수다. 직접 선수로 나서서 체급을 키운 뒤, 제3지대 빅텐트 구축을 조정하는 ‘키맨’이 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수차례 회동하는 것도 ‘반문연대’ 실현 가능성을 키우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표는 김 전 대표와 만난 3일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 출마가 오히려 본인의 운신 폭을 좁히는 요인이 될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
민주당은 각 정당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때문에 ‘반문연대’의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며, 설령 현실화되더라도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이라 파괴력이 크지 않을 거라고 평가절하한다. 문 전 대표는 3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반문 연대’ 하는 것은 정권 교체를 겁내고 저 문재인을 두려워하는 적폐 연대에 불과하다”며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보와 통화에서 여론조사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현재는 일시적으로 상승 기류를 타니까 자강론이 힘을 얻고 있지만, 상승기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며 “문 전 대표의 지지율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지지율, 특히 20% 후반에서 그치면 연대의 성사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평론가는 “현재 일각에서 나오는 양자대결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며 “5자 대결 구도에서 안 전 대표가 큰 수확을 얻어 문 전 대표와 비슷한 지지율을 얻는다면 연대를 할 이유가 없다. 오는 15~16일 후보등록일 전후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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