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기존 주자들과 다른 행보 이유는?
대선 출마 이후 '서울'에서만 행보…'경제민주화' 등 강조
'무소속' 지지 기반 다질 필요성 無…'비문연대' 주력 위한 듯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대선 행보가 ‘서울’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기존 대선 후보들이 지역을 넘나들며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첫 행보로 현충원 참배를 택했다. 그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서 참배한 후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돌며 참배했다. 김 전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어려움에 처한 나라, 통합정부가 구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기며 대권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후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 사무실에서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이어 지방언론 기자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와 개헌 및 통합정부를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7일에도 서울에 머물고 있다. 오전에는 벚꽂축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에서 ‘벚꽃정담’을 열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개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대우해양조선을 비롯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는 물론 주요현안과 관련해 논의한다.
김 전 대표의 행보는 기존 대선 후보들의 행보와는 차이가 있다. ‘콘텐츠’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이다. 대선 출마 때 내세운 ‘경제민주화’ ‘개헌’ ‘통합정부’ 세 가지 대의에 대한 실현 방향 등을 설명하는 일정이 많다.
홀연 단신 정당의 기반 없이 출마한 만큼, 그에겐 ‘텃밭’이란 개념이 없다. 지지를 무조건적으로 끌어내야 하는 부담감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김 전 대표가 제3지대 빅텐트 구축, 즉 ‘비문(비문재인)연대’를 추구하고 있는 만큼 지지 기반을 다지기보다는 기존 후보들 간 단일화 작업의 ‘연결 고리’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존 후보들은 텃밭은 물론 다양한 지역을 넘나들며 민심 끌어안기에 주력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6일 대선 첫 행보를 광주와 전남에서 시작했다. 호남은 야권의 텃밭인 데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준 곳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곳곳에서 안보와 ‘대탕평’ 등을 강조하는 일정을 수행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보수의 심장’ TK(대구·경북)에서 ‘보수 적자 경쟁’을 벌였고, 다양한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호남과 충청 등을 찾아 민심 청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김 전 대표가 지방 일정을 고려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는 이번 주말까지 서울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 당위성을 설명하고, 다음 주께 서울을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김 전 대표 측은 7일 본보와 통화에서 “이번 주말까지는 서울에 머물 계획”이라며 “지방 일정은 고려하고 있는 게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아마 다음 주에 타 지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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