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 개방에 대규모 투자 몰리면서 소비수준도 향상
롯데, 마트‧호텔‧제과 등 10여개 계열사 진출…대규모 개발도 병행
유통업계의 관심이 베트남으로 향하고 있다. 한 동안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던 중국에서 최근 사드 문제를 비롯해 정치적, 외교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베트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한류 영향으로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시장 개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대형마트부터 식음료, 외식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코트라에 따르면 1988년 이후 베트남 내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액은 지난해 말 기준 2만2594건, 2937억달러(약 329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한국 기업들의 투자액은 5773건, 505억달러(약 56조7000억원)로 전체의 30.8%를 차지하며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베트남 시장에 대한 투자는 유통업계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사드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베트남으로 해외 핵심 거점을 옮기고 있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중국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지만 베트남 시장의 소비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베트남을 거점으로 인근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로 진출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베트남이 중국을 제치고 가장 중요한 나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시장의 장점으로 ▲정치·사회적 안전성 ▲싸고 우수한 노동력 ▲높은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따른 시장 발전 가능성 등을 꼽는다.
특히 최근 외국계 유통업체에 대한 시장개방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고 이에 따라 현지인들의 소비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한류 영향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어서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많은 유통업과 식음료, 외식산업이 진출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최근 이마트는 중국 진출 20년 만에 전면 철수를 결정했다.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첫 해외점포를 오픈한 이마트는 한 때 중국 내 점포 수가 26개에 달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인해 6개까지 점포 수가 축소된 이후 끝내 중국 시장에서 손을 떼게 됐다.
반면 2015년 베트남 첫 매장인 고밥점은 진출 1년 만인 지난해 4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13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33.8% 성장했다.
이마트는 고밥에 이어 2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으며, 베트남 시장에서 할인점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온라인, 모바일, T-커머스, 소형포맷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하고, 동남아시아 인접 국가로의 진출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