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빅5' 車보험료 일제히 인하…정부 코드맞추기?
올해 들어 손해율 80% 아래로…개선 흐름 뚜렷
서민 물가 잡기 나선 정부 '코드 맞추기' 의견도
국내 빅5 손해보험사들이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인하를 바라는 문재인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2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다음 달 2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차량 자동차보험료를 1.5% 내리기로 했다. 업무용 차량 역시 같은 달 21일 개임개시 계약부터 1.6% 인하된다.
이로써 국내 대형 5개 손보사 모두 최근 몇 달 새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확정짓게 됐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오는 8월 21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보험료를 1.6% 내리기로 결정한 상태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난해 12월에 평균 2.3%를 내린지 7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추가 인하다.
현대해상 역시 같은 달 21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차량의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1.5%씩 내릴 예정이다. 동부화재는 오는 8월 16일부터 개인용 0.8%, 업무용 1.3% 등 자가용 차량에 대한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0% 인하한다. 메리츠화재는 이미 지난 달 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7% 내린 상태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배경에는 손해율 개선이 있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에서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낮아질수록 보험사의 수익은 커진다는 의미다.
해당 손보사들의 손해율은 올해 들어 80%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손보업계에서는 통상 78% 정도를 적정 손해율로 보고 있다. 실제 5개 대형 손보사들의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77.46%로 전년 동기(81.79%) 대비 4.34%포인트 하락했다. 삼성화재가 76.37%로 가장 낮았고, 이어 메리츠화재(77.28%)·동부화재(77.47%)·현대해상(77.78%)·KB손보(78.39%) 순이었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행렬의 이유가 단지 손해율 개선 때문만은 아니란 의견도 나온다. 서민 물가 부담 완화를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보험료를 타깃으로 삼으면서, 손보사들이 눈치 보기에 나선 면도 작용했다는 풀이다.
아직 정부가 자동차보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았지만, 손보사들의 주요 상품인 실손의료보험료 인하에 팔을 걷어붙인 점은 이 같은 분위기를 대변한다. 새 정부는 실손보험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연계법'을 마련해 제정 작업에 착수할 전망인다, 핵심은 내년부터 보험사 자율에 맡기기로 했던 실손보험료 조정폭을 2015년 이전 수준인 25%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폭우와 폭설이 잦은 여름과 겨울이 지나면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다시 상승하게 돼, 추가적인 보험료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정부의 정책 기조 상 보험료를 다시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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