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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타운젠트' 스마트한 정리…점진적 철수로 충격파 ↓


입력 2017.08.11 06:00 수정 2017.08.11 05:58        손현진 기자

남성복 시장 침체로 수익성 개선 불가피…업계 '몸집 줄이기' 나서

점주들과의 마찰 등 예상된 파장 없어 '이례적' 평가

ⓒLF

LF가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 사업을 철수키로 했다. 브랜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그 배경인데, 사업 철수 과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타운젠트 가두매장을 운영하던 점주들과의 마찰 등 사업 철수에 따른 후폭풍이 없었던 점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는 1990년 선보인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 사업을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중단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남성복 수요가 줄어든 데다 복합쇼핑몰을 찾는 '몰링족'이 증가하면서 가두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타운젠트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남성복 시장 규모는 2011년 6조8668억원에서 2015년 3조9822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지난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유통 마진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이 가중되는 현실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프리미엄 수트보다 캐주얼 의류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적인 남성복 브랜드의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패션업계에선 몸집을 줄이고 주요 브랜드에 힘을 싣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지난해 '엠비오'를 접고 프리미엄 남성복 브랜드인 '로가디스'를 '갤럭시'로 흡수하는 등 사업 재편을 꾀한 바 있다. 이런 노력에 따라 지난 2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LF는 타운젠트를 정리하는 대신 나머지 브랜드에 대해 유통망 재정비 등 혁신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두점과 아울렛 중심으로 판매하던 방식을 대형쇼핑몰이나 백화점,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바꾸면서 체질 개선의 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때 잘 나가던 타운젠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가두매장을 운영하던 점주들이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앞서 모 제과는 2013년 경영악화로 제빵 사업 분야를 접었는데, 영업 종료 시점을 한달도 남지기 않고 갑작스럽게 소식을 전해 일부 점주들은 폐점에 합의하지 않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다.

LF의 경우 가맹점주들과의 계약은 큰 잡음없이 원만한 수준에서 해결됐다. 본사와 가맹점이 수익성 악화로 계약을 해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브랜드 하나가 철수하면서 충격파가 크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적 성과라는 평을 받고 있다.

LF 관계자는 "경영 기조 자체가 비효율 매장은 줄여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었고, 타운젠트는 이에 따라 지난해 이전부터 점진적으로 사업 규모를 줄여왔다"면서 "앞서 그런 흐름이 있었기에 올해 몇 남지 않은 매장에 대해선 가맹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합의를 원만히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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