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우즈벡전 고민…안정과 변화 갈림길
이란전 승리했다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확정
부담 갖고 우즈벡전 임해야, 과정보다 결과
한 경기에 모든 것이 달렸다. 신태용 감독이 중요한 고비에서 지도력을 발휘해야할 시기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6일 0시(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이란전에서 승리했다면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0-0 무승부로 부담스러운 우즈베키스탄과 운명의 한 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사실 이란전은 신태용 감독에게 부담이 막중한 경기였다. A대표팀 정식 감독 취임 후 데뷔전이었고, 월드컵 진출이 달린 경기였다.
아무리 소방수라도 만약 패했을 때 불어닥칠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그래서 신태용 감독은 내용보다 결과를 취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공공연히 강조한 바 있다.
최종예선 무실점답게 이란은 역시나 강했다. 후반 7분 에자톨라이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파상공세를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한국은 전반 15분까지 강한 압박과 역동적인 플레이로 분위기를 타는 듯 보였지만 이후에는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잡지 못한 경기였다. 물론 신태용 감독으로선 애로사항이 많았다. 선수들과 호흡할 시간이 부족했고, 평가전도 치르지 못했다. 유럽파들은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컨디션도 엉망이었다.
이제 우즈베키스탄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하지만 더욱 신태용 감독을 고민에 빠뜨리는 것은 안정과 변화의 갈림길이다.
신태용 감독 체제 하에 실전 경기는 이란전 한 번에 불과했다. 이란전에서 가동한 선발 라인업을 고수한다면 우즈베키스탄전까지 연속성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이란전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경기다.
답답한 빌드업은 기성용의 부재를 실감케 했고, 수비에서 김영권과 김진수가 시종일관 불안감을 노출했다. 좌우 윙어로 나선 손흥민과 이재성의 파괴력도 기대 이하였으며, 최전방 공격수로 낙점 받은 황희찬은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재현하는데 실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원래 모험적이고 과감성이 남다른 스타일이다. 또, 언제나 변화무쌍한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며 전술적 역량을 과시했다.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것은 응당 감독이 해야 할 몫이다. 그렇다고 변화가 해답일지는 알 수 없는 게 축구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새로운 조합을 내세울 경우 잠시나마 손발을 맞춰온 조직력이 와해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소방수로 나서기로 마음먹은 이상 결국 모든 것을 판단하고 책임져야할 신태용 감독이다.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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