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기식이 ‘저승사자’로 영원히 기억되는 방법 ‘자연인’


입력 2018.04.12 05:00 수정 2018.04.12 08:03        데일리안 정치부장 조동석

<칼럼> 김기식 금감원장 외유논란 일파만파 확산

엄격한 도덕성 요구되는 자리…현명한 결정할 때

<칼럼> 김기식 금감원장 외유논란 일파만파 확산
엄격한 도덕성 요구되는 자리…현명한 결정할 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19대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 사용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금융기관은 남의 돈으로 장사한다. 때문에 대주주 자격도 까다롭다. 산업자본의 지배를 막는 금산분리도 엄격하다. 임직원은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돈을 돈으로 보는 순간 사고가 발생한다.

이런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곳이 금융감독원이다. 금감원 윤리헌장에는 ‘우리는 높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지위나 권한을 남용하지 않으며 담당직무와 직위를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추구하지 아니한다’라고 돼 있다.

또 ‘투철한 준법정신과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자세로 맡은 바 소명을 엄정하게 수행한다’고 적혀 있다.

현재 금감원 수장은 참여연대 창립멤버 출신 김기식 전 의원이다. 요즘 그의 외유 논란이 거세다. 청와대가 감싸고, 여당이 옹호하고 반박할수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원장은 의원 시절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렸다. 참여연대 활동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 특혜는 배제해야 한다. 부당한 경영승계를 배제해야 한다. 경제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그의 말이다. 공정·공평·공생 정치를 주장했다.

“김기식만 없으면…” 국회에서 정부나 여당(당시 김 의원이 속한 정당은 야당)이 김기식 의원의 송곳질의에 하는 말이라고 한다. 피감기관 공무원 스스로 인정하는 경제전문가였다.

정치개혁특위 활동을 하면서 ‘기득권 내려놓는’ 의정활동을 펼쳤다. 인사청문회 확대, 관피아 낙하산 금지, 불법 정치자금 모금 논란의 출판기념회 중단 결의 등을 외쳤다.

그런데 실상은 달랐다. 피감기관 지원으로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정치후원금 잔액을 반납하지 않은 채 여행에 나섰다는 땡처리 외유 논란까지 휩싸였다.

김 원장은 해명은 ‘관행’이란 것이다. 김기식 원장은 “19대 국회까지 관행으로 이뤄진 부분이었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지적받을만한 소지가 있고, 스스로도 반성을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업무와 상관없는 로비성 외유는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장 자리는 ‘금융시스템의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중요한 책무가 부여돼 있다. 도덕성과 독립성,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절대적이다.

김 원장이 관행이라고 하면서 계속 직을 수행한다면, 영(令)이 설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 도덕성에 금이 간 원장을 금융기관이 신뢰할 수 있을지 물음표다.

김기식 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누구보다 금감원의 업무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 배당사고가 터졌다. 뿐만 아니다. 카드대란에 이어 키코(KIKO·환헤지 통화옵션상품)사태, 저축은행 영업정지, LIG·동양사태, 개인정보유출까지, 크고 작은 금융사고 발생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금융사고는 전체 국민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뱅크런(예금인출사태)’은 순식간이다. 국가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 감독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한국경제가 무너진다는 점을 김 원장이 더 잘 알게다.

김 원장은 고발당했다. 감독업무가 정상적으로 추진될지 미지수다. 김 원장은 스스로 현명한 결정을 내리야 한다. 이것만이 김 원장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지 않는 방법이다.

조동석 기자 (dsc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동석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