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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협력사 해외동반진출 전략, NAFTA 개정으로 차질 빚나


입력 2018.09.09 06:00 수정 2018.09.09 04:29        박영국 기자

멕시코 공장 현지 부품비율 75%로 상향해야

국내 협력사 현지진출 확대 vs 글로벌 소싱 놓고 고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과 내외빈들이 2016년 9월 7일 멕시코 누에보 레온주 페스케리아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에서 공장의 출발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가 미국-멕시코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으로 난관에 처했다. 역내 부품 사용 비율 상향 조정으로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영향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차의 장점인 ‘협력사 해외동반진출전략’마저 흔들릴 상황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미국-멕시코간 NAFTA 개정에 따라 현지 부품 조달비율을 높이는 방안으로 한국 협력업체들의 현지 동반진출을 늘릴 것인지, 현지 부품업체들로부터의 공급 비중을 늘릴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양국간 무관세로 수출하는 자동차의 역내 부품 사용 비율이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기아차 멕시코공장도 12.5% 규모의 부품을 한국산에서 멕시코 혹은 미국산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 해외동반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여러 협력사가 기아차와 함께 멕시코 시장에 진출해 있지만 현지 부품조달 비중은 75%에 크게 못 미친다”면서 “NAFTA 개정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검토 가능한 방안은 기존 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해 조달하던 협력사의 멕시코 현지 공장 설립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현대차그룹 계열의 협력사 해외동반진출전략 기조와도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멕시코에 새로 공장을 설립하는 협력사들이 수익을 남길 만한 충분한 물량이 되는지가 관건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가 기아차 멕시코 공장으로의 부품 공급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는데 막상 수익을 남길 만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면서 “이는 중소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라는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협력사에 제안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부품 공급선을 멕시코나 미국 등 북미 역내 업체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국내 협력업체들의 조달 비중이 줄어들 뿐 아니라 품질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다.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해외동반진출 전략은 대‧중소 협력사 동반성장 뿐 아니라 품질 확보 측면에서 큰 역할을 해왔다. 해외 공장 설립시 국내에서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손발을 맞춰 오던 협력사들과 함께 진출해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09년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주요 원인으로 ‘지나친 규모 확장 과정에서 이뤄진 글로벌 소싱(해외 현지 업체로부터의 부품 조달) 확대’가 지목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해외동반진출 전략이 품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모범사례로 조명받기도 했다.

기아차가 NAFTA 개정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소싱을 확대한다면 이같은 장점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기아차 관계자는 “과거 토요타 리콜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규모 확대를 위해 무분별하게 글로벌 소싱을 늘렸다가는 품질을 통제하기 힘들게 된다”면서 “이 때문에 현지 기업들로부터의 부품 조달을 늘리는 방식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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