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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시상 위축 가속도 붙나…거래줄고, 전세가율 역대 최저


입력 2018.10.05 06:00 수정 2018.10.05 06:09        권이상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3개월만에 축소, 전가세율은 역대 최저

전문가들 "아파트값 상승세 가파른 탓…전세시장 위축 가속도 붙을 것"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안정화를 넘어서 예상보다 위축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전경.(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잇따른 대책으로 안정화를 찾고 있는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전세거래가 급격히 줄었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전세가율이 50%대가 붕괴되면서 대출제한과 세금강화를 골자로 한 9·13부동산대책 후폭풍이 몰아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집주인들이 대출이 막히면서 전세보증금을 올리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금융권의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 적용 등으로 세입자들도 전세자금대출을 받기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어 전세시장의 안정화가 아닌 위축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다만 대출제한과 함께 전세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성행했던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안정화를 넘어서 예상보다 위축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정부의 9·13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이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9864건으로 전달인 8월 1만844건에 비해 약 1000건 정도가 줄었다. 이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멈춰선 모양새다.

특히 강남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의 전세거래량이 지난달과 비교해 일제히 줄었다. 실제 지난달 강남구 전세거래량은 717건으로 8월 906건보다 200건 가까이 줄었다.

이 밖에 ▲강동구(8월 461건→9월 448건) ▲서초구(8월 824건→9월 768건) ▲송파구(8월 932건→9월 768건)으로 각각 전세거래량이 감소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강북권 등 비강남권의 전세거래량은 큰 변화가 없다. 특히 강북권의 대표 주거지인 ▲강북구(8월 155건→9월 164건) ▲도봉구(8월 289건→9월 316건) ▲성복구(8월 381건→9월 384건)으로 오히려 거래량이 증가했다.

강남권을 필두로 서울 전세시장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가율도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1.7%로 전월(64.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4년 1월 62.1%를 기록한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가운데 강남 11개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하며 2013년 11월(59.2%)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벽이 무너졌다.

특히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48.9%를 기록하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이 구별 전세가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시장의 약세를 알리는 신호탄과 같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같은 기간 전세가격에 비해 매매가격 상승폭이 크거나,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속되고 있는 전세가율 하락은 매매가격의 상승폭이 전셋값 상승폭보다 컸다는데 한 표를 던진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정부의 규제에도 서울 아파트값은 각종 개발 호재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후 최근 정부의 규제 영향으로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집값이 너무 올라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인 세입자들이 갈아타기를 포기하고 제자리에 머무르게 되면서 올해 전세시장은 여느때보다 한산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서울 전세시장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이다. 우선 한동안 꾸준히 상승폭이 커지던 서울 전셋값이 최근 보합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은 0.03%가 오르면 전주 상승률(0.05%)보다 상승폭 축소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 하반기 송파구의 대규모 아파트 입주 등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지면 안정세를 보이는 전세값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규제로 갭투자 등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부동산 시장에는 건전성이 높아졌지만, 반대로 집주인들의 부담이 세입자로 전가될 수 있어 세입자가 느끼는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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