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기업의 혁신 노력에 정부가 응답할 차례
CES 2019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들이 보여준 혁신 노력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규제개혁 나서 경영환경 개선해야
CES 2019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들이 보여준 혁신 노력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규제개혁 나서 경영환경 개선해야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가 막을 내렸다. 매년 그러하듯 연초에 향후 IT 기술과 제품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몰려 올해도 흥행은 꽤 성공한 듯 하다.
행사를 주관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당초 예상처럼 8일(현지시간)부터 11일까지의 행사 기간 동안 약 20만명의 산업계·기술계·미디어 관계자와 관람객들이 몰렸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이후 4년 연속 이 행사를 방문해 온 기자가 올해가 예년과 다르게 느껴졌던 것은 기업들의 혁신 노력 때문이다.
매년 행사 때마다 이러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가슴에 와 닿았다. 이번 행사에서 국내 기업들의 제품들이 유난히 행사에서 주목을 받았던데다 이러한 것들이 반도체 경기 하락 등 올해 어두운 국내 경제 전망과 오버랩됐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75인치 마이크로LED 제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146인치 제품 ‘더 월’을 선보인데 이은 두 번째 제품이다. 더 작은 면적에서는 픽셀간 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소자와 화소를 더 작게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해 낸 엔지니어의 피와 땀이 느껴졌다.
LG전자는 65인치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TV를 시청할 때는 화면을 펼쳐주고 시청하지 않을 때는 화면을 하단부 본체 속으로 말아 넣는 방식이다. TV 화면을 자유자재로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폼팩터(제품 형태)와 위치의 혁신을 예고했다.
SK는 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SKC 등 관계사들이 첨단 미래자동차(모빌리티) 기술을, 현대차는 로봇에서 자동차로 변신하는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포털검색 업체로 알려진 네이버도 지난 2013년 설립, 2017년 별도 회사로 분사한 '네이버랩스'와 함께 행사에 처음 참가해 로보틱스·자율주행·모빌리티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였다.
이러한 혁신 노력은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었다. 발광다이오드(LED) 기업인 루멘스는 초박형·초경량 플렉시블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얇고 가벼운 필름형 제품인 플렉시블LED 디스플레이는 유연한 기판을 활용해 구부리거나 말수 있어 설치에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글과컴퓨터는 부스에 '홈서비스 로봇'과 '안내 로봇'을 전시하고 스마트시티 관련 섹션을 통해 서울시 디지털시장실을 선보였다.
국내 기업들의 혁신 노력이 묻어난 CES 현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혁신 노력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지 다시 묻고 싶어졌다. 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규제 개혁의 속도는 여전히 느리고 기업들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은 아직도 멀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중앙 및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자신들의 성과와 노력을 보여주기에 급급하지 말고 기업들의 노력을 살펴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청취하기를 권한다.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을 맞아 대기업과 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나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한다고 한다.
격의 없이 자유롭게 기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편하고 진솔하게 소통하고자 타운홀 미팅 방식을 선택했다는 청와대의 설명처럼 모쪼록 이번 만남이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돼 경제활력을 찾고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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