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 찾은 현대상선…업계 "2M 보다 낫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내년 4월부터 협력 운항 개시
20척 초대형선 투입으로 입지 높아져…"선대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디 얼라이언스 가입…내년 4월부터 협력 운항 개시
20척 초대형선 투입으로 입지 높아져…"선대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현대상선이 세계 3대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가입했다. 현대상선은 기존 2M과의 계약이 내년 3월로 종료됨에 따라 같은 해 4월부터 협력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운업계는 현대상선이 새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운항할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하면서도 운임 경쟁력 확보, 네트워크 확충은 필수 과제라고 지적했다.
1일 현대상선은 독일 하팍로이드와 일본 ONE, 대만 양밍 등이 소속된 '디 얼라이언스'에 네 번째 회원사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참여로 디 얼라이언스는 미주와 구주 항로 점유율이 28%로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2017년 4월부터 2M 얼라이언스와 '2M+H'라는 전략적인 협력관계 계약을 맺고 미주 서안 항로에서는 선복교환 방식, 미주 동안 및 구주 항로에서는 선복 매입 방식의 제한적 협력을 해왔다. 선복 교환은 선박 운영 시 여유 선복(공간)을 상호 맞교환하는 형태이며 선복 매입은 한 해운사가 다른 해운사의 여유 선복을 유상으로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2M과의 협력이 내년 3월로 종료됨에 따라 현대상선은 다른 얼라이언스와 협상을 진행했으며 정회원사 및 가입기간 10년 조건을 제시한 디 얼라이언스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2M은 5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는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보다 동맹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종길 성결대 교수는 "디 얼라이언스의 약점인 구주항로에서 좀 더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독일 함부르크항, 한국 부산항 등 동아시아와 유럽에 확실한 모항이 생긴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조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국내 인트라아시아 선사들이 디 얼라이언스와 연계해 대형선사에 대항할 구도가 만들어 질 것으로도 기대했다. 머스크 등 대형사들은 최근 인트라아시아 항로를 강화하면서 중소 선사들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다만 네트워크 확충 및 운임 경쟁력 확보는 숙제라고 지적했다. 황진회 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새 동맹 가입으로 운임 경쟁력을 확보하고 구주·미주에 네트워크를 확충해 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대상선의 디 얼라이언스 협력은 내년 4월부터 개시된다. 다른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이 현대상선의 가입과 함께 해운동맹 협력 기간을 향후 10년인 2030년 3월로 연장하면서 현대상선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대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선박 공유 등 모든 조건에서 기존 회원사들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 받는 정회원사 자격이다. 이번 가입으로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 구조 개선, 서비스항로 다변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이번 해운동맹 정회원사 가입은 과거 ‘뉴월드(New World) 얼라이언스’, ‘G6 얼라이언스’에 이어 3번째다. 현대상선은 해운동맹 체제가 본격화된 1990년대부터 해운동맹에 가입해 글로벌 해운선사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지속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얼라이언스가 성사되기까지는 선제적으로 초대형선을 발주한 게 주효했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상선은 고효율‧저비용 구조로의 개편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한 바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 중 2만3000TEU급 12척은 2020년 2분기부터 인도돼 구주항로에 투입된다. 나머지 1만5000TEU급 8척은 2021년 2분기부터 운항할 예정이다. 아울러 컨테이너 박스, 항만 터미널 등 관련 인프라도 확대해 향후 초대형선 투입에 따른 컨테이너 물량 확대에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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