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만큼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연비도 우수
그릴, 사이드미러 등에 블랙 포인트로 차별화
디자인 만큼 스포티한 달리기 성능…연비도 우수
그릴, 사이드미러 등에 블랙 포인트로 차별화
지난 3월 출시된 8세대 쏘나타는 기존 쏘나타가 가진 ‘패밀리카’의 이미지를 벗고 스포츠 쿠페에 가까운 날렵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파워트레인 면에서 2.0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너무 심심했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운동복만 입혀 놓은 셈이랄까. 이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현대차는 고성능 버전 ‘쏘나타 센슈어스’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최근 시승해본 ‘쏘나타 센슈어스’는 스포티한 디자인에 충분히 어울릴 만한 달리기 성능과 운전 재미를 갖춘 모델이었다.
쏘나타 센슈어스가 일반 쏘나타와 차별성을 갖는 가장 큰 부분은 1.6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180마력에 최대토크 27.0kg·m를 내는 1.6 터보 엔진은 2.0 가솔린 엔진(160마력, 20.0kg·m)보다 배기량이 낮으면서도 월등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현대차가 이 차에 ‘센슈어스’라는 펫네임을 부여한 것도 일반 쏘나타와 확연히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차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에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줄어드는 차선에 합류하기 위해 빠른 속도롤 요하는 시점에서 터보엔진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빛을 발했다.
특히 터보렉 없이 부드럽게 치고 올라가는 맛이 마치 넉넉한 힘을 비축한 고배기량 차종만큼이나 안정적이고 든든하다. 생김새에 비해 다소 허약한 느낌이었던 2.0 가솔린 모델과는 전혀 달리는 맛이 다르다.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R-MDPS)은 조향 각도에 운전자의 의지를 정확히 반영해준다. 여기에 보다 단단해진 서스펜션까지 더해지며 급회전 구간에서 운전 재미를 한껏 늘려준다. 쏘나타에 대해 흔히 생각하는 ‘무난한 패밀리카’의 느낌은 싹 지워졌다.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전환하면 계기판이 붉은색으로 변함과 동시에 움직임도 한층 강렬해진다. 가속페달이나 변속 반응이 기본 주행모드인 ‘컴포트’와 차이가 크다. 엔진회전수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언제든 운전자의 요구에 반응할 준비를 한다.
기특한 것은 한껏 달리기를 즐기고 났음에도 연료 소모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고속도로와 출퇴근길 시내 구간 주행을 포함한 시승 기간 동안 총 연비는 13.2km/ℓ가 나왔다. 급가속을 자제하고 일상적인 주행을 한다면 표시연비인 13.7km/ℓ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 구간을 별도로 측정했을 때는 17km/ℓ 이상으로 체크됐다.
주행성능과 연비는 상충 관계로, 한 쪽에 집중하면 다른 한 쪽은 포기해야 하는 게 보통이지만 쏘나타 센슈어스는 주행 조건에 따라 밸브의 개폐를 최적화하는 ‘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CVVD)’로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향상시켰다.
신형 쏘나타 출시 당시 2.0 가솔린 모델을 시승했을 때는 품질 점검이 완료되기 전이라 소음이 다소 심하다는 느낌이 있었으나 쏘나타 센슈어스는 소음도 확실히 잡았다. 앞 유리와 1열 창문에 이중접합 유리를 기본 적용해 웬만한 주행 환경에서는 외부 소음을 실내로 들여보내지 않는다.
디자인 면에서도 ‘보급형’인 2.0 가솔린 모델과 뚜렷한 차별점을 뒀다. 전체적으로 5도어 패스트백을 연상시키는 날렵한 실루엣의 차체는 공유했지만 그릴과 사이드미러 등에 포인트를 줬다.
2.0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LPG 모델은 그릴이 크롬 처리된 가로줄인 반면, 쏘나타 센슈어스는 격자무늬 그릴을 유광 블랙으로 처리해 한층 강렬한 느낌을 준다. 사이드미러와 하단 에어인테이크홀도 유광 블랙이다. 전면 범퍼 사이드에 에어덕트를 배치한 것도 일반 쏘나타보다 역동성을 더해주는 디자인 요소다.
일반 쏘나타가 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무난함’을 선호하는 이들과 일종의 ‘타협’을 했다면 쏘나타 센슈어스는 현대차가 새로운 쏘나타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요소들을 오롯이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자인만큼 달리기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쏘나타에 실망한 이들이라면 쏘나타 센슈어스를 다시 살펴볼 것을 권한다. 쏘나타 센슈어스 가격은 2489만~3367만원으로, 2.0 가솔린 모델과의 가격차가 최저트림 기준 143만원, 최고트림 기준으로는 78만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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