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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대한민국 유통거인 잠들다…롯데家, 1세대 창업주의 마지막 길 배웅


입력 2020.01.22 14:05 수정 2020.01.22 14:06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신동주-신동빈 공동 상주 이어 영결식 입장, 헌화도 함께

두 형제 모두 따뜻한 아버지, 위대한 사업가로 고인 회고

22일 서울아산병원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발인식.ⓒ롯데지주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아침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은 들고 나가는 차들과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 19일 숙환으로 별세한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든 롯데 임직원들과 취재진 행렬 때문이었다.


롯데월드몰과 함께 있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는 국내에서 롯데제과로 출발해 국내 최고 수준, 당시 세계 5위 높이의 빌딩을 건설했던 신격호 명예회장의 상징물과 같은 곳이다.지난해 법원 결정으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기기 전까지는 신 명예회장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롯데지주

영결식이 열리는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로 향하는 길목에도 검은색 정장을 입은 롯데임원들과 유족들의 발길이 길게 이어졌다. 롯데월드몰은 내국인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탓에 낮 시간대에는 밝고 활기찬 모습이었지만 이날만은 차분한 분위기 쇼핑몰을 가득 메웠다.


오전 7시 시작된 영결식은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아들 신정열씨가 영정을,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들 신유열씨가 위패를 들고 영결식장으로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대한민국 유통거인으로 불리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 등 유가족과 롯데그룹 임직원 등 1400여명이 몰리면서 2000여석 규모의 롯데콘서트홀이 가득 찼다.


신영일 아나운서의 사회로 개식 선언에 이어 고인을 기리는 묵념이 있었고 이어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가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국내 투자를 시작한 신 명예회장은 1979년 동양 최대의 롯데호텔 본점과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오픈했고, 그해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하면서 화학사업에도 진출했다. 10년 후 1989년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 롯데월드를 오픈한 이후 2017년에는 세계 5위 높이 롯데월드타워를 완공했다.


황 대표는 신 명예회장이 한국에 투자를 시작한 이래 롯데가 중국, 미국,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유럽, 러시아 등 37개국 진출, 20만명의 종업원을 둔 연매출 90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22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오른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헌화를 하고 돌아서고 있다.ⓒ데일리안

이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유가족을 대표하고,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을 대표해 각각 인사말을 전했다. 서툰 한국말로 입을 뗀 두 형제는 모두 아버지에게 기업인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배웠다며 따뜻한 아버지이자 위대한 기업가로 회고했다. 또 가족과 그룹을 대신해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는 롯데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친 분”이라며 “항상 새로운 사업구상에 몰두했고 성공과 실패를 모두 떠안는 책임감을 보여주셨다. 오늘의 롯데가 있기까지 아버지가 흘린 땀과 열정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19일 신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공동상주로 함께 빈소를 지킨 두 형제는 영결식 입장과 헌화도 함께 하면서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두 형제의 아들들 역시 각각 영정과 위패를 모시고 영결식에 들어서고 헌화도 함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2015년 형제의 난으로 멀어졌던 감정의 골이 아버지의 별세를 계기로 좁혀질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됐다.


신 회장의 인사말을 끝으로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된 영결식은 마무리됐고, 운구 차량은 신 명예회장 평생의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를 한 바퀴 돈 뒤 장지인 울산 울주군 선영으로 떠났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을 마치고 울산 선영으로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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