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법인과 인수 법인 간 통합으로 다국적 기업 물류 수주 본격화
지난해 M&A 기업 매출액 39% 증가…전체 매출액 증가율의 3배 수준
지난 2017년 5월 이재현 회장의 복귀 이후 숨 가쁘게 진행됐던 CJ대한통운의 인수합병 작업이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기존 대한통운 현지 법인과 인수 법인 간 통합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했던 영업에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물류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달 초 기존 미국법인과 2018년 인수한 미국 DSC로지스틱스를 통합해 ‘CJ Logistics America’를 출범시켰다.
그간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 기업을 인수한 경우는 많았지만 법인 통합까지 한 사례는 드물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물류사업의 진화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법인 CJ Logistics America는 기존에 양 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인력과 물류 인프라, 플랫폼을 통합운영하면서 북미 전역에 걸친 광범위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걸친 280만㎡ 규모의 물류창고와 함께 운송, 포워딩 사업을 위한 70여개의 사업장이 통합 운영된다. 물류창고 280만㎡는 축구장 400여개에 해당하는 크기다. 통합법인 전체 임직원은 4200여명으로 늘었다.
기존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사업이었다면 통합법인 출범으로 북미 전역으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사업 영역도 기존의 식품·소비재 등 그룹 계열사 물량 중심에서 콜드체인과 전기전자 등 다국적 기업 물량 유치를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CJ대한통운은 미국 통합법인을 중심으로 향후 멕시코를 포함한 남미지역까지 물류망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미국법인 통합에 이어 14일에는 2016년 인수한 말레이시아 CJ센추리와 현지 법인 간 통합작업이 마무리 됐다.
통합 법인 ‘CJ센추리’는 말레이시아 전국 56개소에 국제규격 축구장 56개와 맞먹는 40만3000㎡(12만1000평) 규모의 물류센터, 1500여명의 물류 전문 인력, 1000여대의 차량 및 장비를 운영할 계획이다.
법인 통합으로 연간 매출액이 2300여억원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말레이시아 민영 1위 종합물류기업으로 올라섰다. 2017년 베트남 제마뎁 인수를 통해 현지 1위 기업이 된 이래 동남아 지역 두 곳에서 물류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
CJ대한통운은 동남아시아 3위의 경제규모를 갖춘 말레이시아 물류 시장을 중심으로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해외택배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전년 193억원과 비교해 73.6%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2017년 인도 다슬로지스틱스, 아랍에미리트(UAE) 이브라콤, 베트남 제마뎁에 이어 2018년 미국 DSC까지 글로벌 물류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한 결과 현재 40개국, 154개도시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꾸준한 인수합병을 통한 글로벌 물류망 확대 노력은 최근 개선된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10조4151억원, 영업이익은 26.6% 증가한 30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중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국 등 해외 M&A기업의 매출액은 2018년 1조8691억원에서 지난해 2조5998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증가율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M&A 등 확장 전략을 통해 기반을 다져왔고,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해 수익성 기반 물류 초격차 역량 확보와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