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수기 탑재 냉장고 신제품 출시 전망…직접 판매에만 주력
LG, 안마의자·맥주 제조기 등 제품군 다양…식물재배기도 포함 전망
렌탈시장 규모가 올해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전업체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렌탈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채 제품을 판매할 방침이고 LG전자는 수익 모델 다각화를 위해 적극 시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조만간 정수기를 탑재한 냉장고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맞춘 ‘프로젝트 프리즘’의 일환으로 하나의 제품이 다기능을 수행하길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정수기 냉장고와 더불어 프리미엄 정수기 단독 제품까지 출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면서 정수기는 필터교체 등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삼성전자가 렌탈시장에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동반됐다. 게다가 신발 관리기·큐브 냉장고 등 신가전으로 꼽히는 제품군들의 출시도 예고되며 렌탈시장 진출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수기 단독제품보다는 정수기 탑재 냉장고 신제품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또 아직 렌탈시장 진출은 계획은 없는 상태다. 렌탈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뛰어들 만한 사업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소유’ 보다는 빌려 쓰는 ‘구독 경제’가 소비자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렌탈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31조9000억원이던 렌탈시장 규모는 올해 40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동안 렌탈시장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3조189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공기청정기·의류청정기·전기레인지 등 렌탈 제품군 판매 증가가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총 계정수는 779만을 달성하며 800만 계정 시대를 목전에 두기도 했다. SK매직도 렌탈사업이 회사의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며 지난해 매출 8746억원, 영업이익 79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렌탈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는 반도체 부진 탈출과 스마트폰 수익성 확대 등 집중해야할 사업이 많고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국내 대기업 맏형 격으로서 시장 잠식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교원·현대렌탈케어 등 렌탈 서비스 제공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형식으로 간접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G전자는 렌탈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정수기·공기청정기 등이 주를 이뤘던 렌탈시장이 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 신가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LG전자는 지난해 가전 렌탈계정이 200만개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전년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270만 계정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정수기를 시작으로 공기청정기·스타일러·안마의자·식기세척기 등 렌탈 제품군을 늘려왔다. 지난해에는 집에서 혼자 술을 즐기는 ‘혼술족’을 겨냥해 세계최초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 ‘홈브루’의 렌탈사업도 시작했다. 회사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생활가전에서 렌탈 제품 라인업 확대로 수익 모델을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앞으로 렌탈 제품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상반기 내 출시가 전망되는 ‘식물재배기’도 렌탈 제품군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는 또 지난 2018년부터 케어솔루션 서비스를 내세워 코웨이·SK매직 등과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케어솔루션은 매니저가 정기적으로 핵심부품을 교체하고 위생 체크·제품 점검 등 생활가전 제품들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업계에서는 렌탈시장을 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재 전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 판매와 B2B 등 간접적으로, LG전자는 직접 뛰어들며 수익 모델 다각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 경제가 소비자 트렌트로 자리 잡으며 렌탈시장이 급속 성장하고 있다”며 “가전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대하고 있어 양사가 직접 경쟁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