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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안정펀드·통화스와프 카드…시장 안정화 단비될까


입력 2020.03.23 05:00 수정 2020.03.22 20:06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증시 100p 이상 상승, 환율도 40원 이상 하락 단기 효과 기대

코로나19 장기화시 효과 미미, 채안펀드 규모 좀더 늘릴 필요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에 거래를 마쳤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채권, 외환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맞먹는 변동성으로 나타나자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안정을 위한 긴급처방에 나섰다. 바닥을 알 수 없이 추락하던 증시는 정부가 투입한 긴급 산소호흡기로 다시 반등세로 전환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하던 환율도 20원 넘게 하락하며 다시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응급처방전 효과가 시장 반등의 모멘텀이 될지, 단기처방에 그칠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책이 단기적 시장불안을 잠재울 수는 있지만 장기적 처방전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전장대비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1분간 10% 넘게 상승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올해들어 매도 사이드카를 포함해 사이드카 발동은 4번째지만 매수 사이드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장 초반 외국인이 12거래일만에 잠깐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다시 매도우위로 전환됐다.


올해 만기도래 회사채 및 CP·전단채 116조 규모, 10조 채안펀드 부족 우려


기획재정부는 지난 19일 주식·채권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주식과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재가동키로 했다. 먼저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는 10조원 규모로 금융권이 공동출자해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한다. 채안펀드는 대우사태가 터진 1999년 9월에 30조원을 투자했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에도 10조원을 투입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전반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유동성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지만 현금수요 고조로 단기자금은 경색되고 있다"며 "우량 기업의 회사채까지 매도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어서 이번 대책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는 한 기업의 실적감소와 펀더멘탈 약화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더해 무차별한 투자경색이 지속되면서 채안펀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업들의 단기 유동성 부족 우려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매입 대상이 우량 기업에만 한정될 경우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비우량 기업의 부도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올해들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는 총 116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회사채는 37조원이고 CP·전단채는 79조원에 육박한다. 연간 만기도래 규모를 감안하면 채안펀드의 10조원은 부족한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전체 만기도래 예정금액 가운데 높은등급 물량은 무사히 상환된다고 가정하면 총 상환예정금액은 43조원 수준"이라며 "보수적으로 50% 이상 상환이 안된다고 가정하면 대략 15조원 이상은 있어야 시장이 안심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 단기에 그칠 듯, 코로나19 진정세가 우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여파로 20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40원 가까이 하락한 1240원대로 내려왔다. 총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외환시장 불안이 완화된 모습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39.20원(3.05%) 떨어진 1246.50원을 기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통화스와프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겠지만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며 "원화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가 제한되고 글로벌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경기침체나 신용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려면 코로나19의 진정여부에 대한 확인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통화정책만으로 효과의 지속을 기대하기보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야한다는 것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통화스와프 체결만으로 주식 및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고 보기힘들다"며 "위기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동반되어야하는데 위번 위기의 핵심은 크레딧 리스크인만큼 회사채 매입에 대한 미국 의회의 통과가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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