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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 실종 시대’ 충분히 위대한 이대형 500도루


입력 2020.04.13 08:36 수정 2020.04.13 13:4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통산 505도루 기록, 전준호-이종범 이은 3위

안타 및 볼넷 생산 능력 떨어진 점 아쉬워

통산 도루 부문 역대 3위 이대형. ⓒ 뉴시스 통산 도루 부문 역대 3위 이대형. ⓒ 뉴시스

도루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슈퍼 소닉’ 이대형이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이대형은 지난 10일, 공식적으로 은퇴를 결정하며 17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치게 됐다.


2003년 LG에 입단한 이대형은 KIA, KT를 거쳤고, 1603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78 9홈런 361타점 505도루를 기록했다.


이대형하면 도루를 빼놓을 수 없다. 505개의 도루는 전준호(550개), 이종범(510개)에 이은 역대 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입단 3년차였던 2005년 LG 외야 주전 자리를 꿰찼고 그해 37도루를 기록하며 ‘대도’로서의 가능성을 알렸다.


2007년부터 4년 연속 50도루는 KBO리그 유일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때 4년간 커리어의 절반에 가까운 246개의 도루를 적립했는데, 출루만 하면 일단 뛰어 상대 배터리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KBO리그 역대 도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역대 도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아쉬운 점은 그가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던 2010년대 초반, KBO리그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대도’ 전준호와 이종범이 활약하던 90년대만 하더라도 당장 발 빠른 주자가 득점권에 위치하는 도루의 가치가 꽤 높았으나, 타고투저 흐름 속에 장타가 급증한 2010년대에는 무리해서 도루를 감행할 이유가 없었다.


여기에 이대형 역시 도루 능력은 천부적이었으나 상대적으로 부족한 출루 능력에 발목이 잡혔다. 도루를 하기 위해서는 1루를 밟아야 했는데 안타 또는 볼넷 생산력이 매 시즌 문제가 됐고,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유니폼을 벗게 됐다.


KBO리그 한 시즌 도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한 시즌 도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이대형의 은퇴로 KBO리그의 도루 적립 시계는 당분간 멈출 전망이다.


현역 선수들 가운데 통산 5위의 김주찬(388개)과 7위의 정근우(364개)이 있으나 이미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며, 부상 방지를 위해 도루를 억제하고 있어 500도루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9위의 이용규(346개)가 건재하나 40도루 이상 기록한 시즌이 한 차례에 불과하며, 선수 본인도 도루 개수보다는 성공률에 무게를 두는 스타일이다.


그나마 대도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선수는 삼성 박해민이다. 7년차에 248개의 도루를 기록 중인 박해민은 네 차례나 도루왕 타이틀을 따냈고, KBO리그 역사상 단 11번만 나왔던 60도루 클럽에 가입된 준족이다.


걸림돌은 박해민 역시 이대형과 마찬가지로 안타와 볼넷 등 출루 능력치에서 문제를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0.318의 출루율을 기록, 전 경기 출장에도 불구하고 24개의 도루만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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