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유동화증권 만기도래금액 29.4조
차환금리 급등세, 유동성 부담요인 고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증권사가 보증한 유동화증권 차환(롤오버) 리스크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투자심리 냉각으로 증권사들이 보증한 유동화 증권이 시장에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으면서 차환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때문에 올 2분기 증권사의 유동성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유동화증권 총 만기도래액은 29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달에는 13조7000억원의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기가 1개월 이내인 유동화증권도 있어 5월과 6월 물량은 예상잔액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동화증권은 3개월안에 차환 발행하는 구조인데 시장에서 판매가 되지 않으면 유동성과 신용공여를 제공한 증권사가 직접 매입하는 구조다. 통상 유동화증권이 차환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차환금리 급상승은 2분기 증권사 유동성의 잠재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작년말 국내 증권사가 보증한 우발채무의 총액은 4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유동성 대비 67%가 넘는 수준이다. 문제는 증권사의 조달구조가 우발부채나 파생상품부채 등 잠재적 부채 실행에 대한 유동성 대응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대출금이나 집합투자증권 등 비유동성 자산이 늘어나는 부분은 유동성 측면에서 약점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결국 증권사의 실적 부진 악순환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분기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점쳐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주의 2분기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2분기 추정치는 19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5%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14.7% 하락한 23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삼성증권도 -9.6% 하락한 1211억원을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4.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5% 뒷걸음친 것으로 추정됐다.
최근 국책은행이나 금융당국, 한국은행 등은 각종 금융지원책을 쏟아내며 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국은행이 증권사 RP를 무제한으로 매입하고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한국증권금융이 2조5000억원 규모 대출, 금융위원회의 증권사 콜차입 한도 역시 자본 30% 이내로 조정돘다. 금융기관들도 단기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해 채권시장 안정화 펀드를 조성했다.
하지만 이러한 증권사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따른 시너지가 얼마나 클지엔 이목이 쏠린다. 긴급 유동성은 해소됐지만 투자심리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가 출범한 이후에도 차입부채를 대부분 단기성자금으로 조달하고 있어서다. 실제 증권사의 차입부채 구성에서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성 차입부채가 90%에 육박한다. 단기차입 중심을 장기차입 형태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된다. 국내의 경우 GS는 지난해 기준 장기성 차입금이 40%대에 육박한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유동화 증권은 시장에서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증권사가 직접 매입해야한다"며 "실제 3월말부터 일부 증권사가 보증한 유동화증권이 시장에 유통되지 않으면서 내부 자금을 통해 SPC에 자금을 보충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출범 이후 투자자산의 평균 잔존만기는 늘어나고 있지만 차입부채를 대부분 단기성자금으로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달채널의 다변화 및 차입부채의 장기화를 통해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