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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야구야!➂] ‘V11’ KIA vs ‘2580승’ 삼성, 최고 명문은?


입력 2020.05.04 07:11 수정 2020.05.04 07:3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11회 우승 KIA, 한국시리즈 100% 승률 보유

가장 꾸준했던 강팀 삼성은 28차례ㄴ 가을야구

통산 11회 우승의 KIA 타이거즈. ⓒ 뉴시스 통산 11회 우승의 KIA 타이거즈. ⓒ 뉴시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중 최고의 명문 구단은 어디일까의 주제는 야구 팬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 중 하나다.


지난해까지 38년 세월을 달려온 KBO리그에서 우승을 경험해본 팀은 총 8개팀. 이 가운데 KIA(해태 시절 포함)가 11회 우승으로 가장 많고 삼성이 8개의 우승 반지로 뒤를 잇고 있다.


즉, 두 팀의 우승 횟수를 합하면 19회가 되는데 KBO리그 역사에서 정확히 절반에 이를 정도의 어마어마한 수치다.


누구보다 화려했던 80~90년대를 보냈던 타이거즈는 KBO리그 첫 왕조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팀이다. 1986년부터 4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고, 이 기간 가을 야구에서의 타이거즈는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KBO리그의 전설로 남은 스타플레이어도 쏟아졌던 시기다. 당시 해태에는 김성한과 김봉연, 한대화, 이순철 등 쉬어갈 곳 없는 타선으로 상대 마운드에 폭격을 가했다. 마운드에서는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 등장만으로도 공포를 안겼고 조계현, 이강철, 김정수 등이 버텼다.


해태는 90년대에도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는데 1세대 전설들이 은퇴 또는 해외 진출로 빠진 공백을 이종범, 임창용, 이대진 등이 메워주면서 우승 횟수를 늘려나갔다.


한국시리즈 우승 순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 ⓒ 데일리안 스포츠 한국시리즈 우승 순위 및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대 초중반 잠깐의 암흑기를 겪었으나 KIA로 팀명을 바꾸고 두 차례 더 우승을 추가한 타이거즈다.


특히 KIA는 왕조 브레이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2000년대 2회 우승 모두가 특정팀의 독주를 막았던 짜릿한 순간이기도 했다. 실제로 KIA는 2009년 SK 왕조에 제동을 걸었고, 2017년 역시 두산의 3연패를 저지한 바 있다.


타이거즈 구단의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한국시리즈 11회 진출과 100% 승률이다. 지금까지 11번(역대 최다)이나 최종 무대에 오른 것도 대단하지만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이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8회 우승을 보유한 삼성. ⓒ 뉴시스 8회 우승을 보유한 삼성. ⓒ 뉴시스

8회 우승을 경험한 삼성은 해태와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이다.


KBO리그 출범 때부터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했던 삼성은 해태보다 더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을 보유하며 꾸준하게 성적을 냈다. 최초의 수식어를 여럿 보유 중인 ‘헐크’ 이만수를 필두로 장효조, 김성래, 김시진 등 명가 삼성을 대표하는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2000년대가 오기 전까지 유독 우승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1985년 통합 우승 이후 꾸준히 한국시리즈 문을 두들겼던 삼성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고도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이 그토록 바라던 영광의 순간은 2000년대 이후 찾아왔다. 삼성은 해태 왕조를 일궜던 김응용 감독을 사령탑에 앉힌 2002년, 마침내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품게 된다. 그리고 2005~2006년에도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본격적인 삼성의 시대를 열게 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궜던 시기다. 이 기간 삼성은 ‘무난한 우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대를 압도했고 리그의 지배자로서 가장 강력한 왕조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됐다.


삼성은 우승 횟수도 8번에 달하지만 가장 주목해야할 점이 바로 정규 시즌에서의 꾸준함이다. 38시즌을 거치면서 총 4771경기를 치른 삼성은 지난해까지 2580승을 거뒀다. 당연히 KBO리그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역대 2위 두산과의 격차에서 드러난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2453승을 거두면서 KIA(2439승)와 자리를 맞바꾸는데 성공했으나 삼성과 127승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통산 최다승 1~2위팀의 격차가 한 시즌 경기 수에 버금가는 셈이다.


삼성은 역대 최다인 2580승을 기록 중이다. ⓒ 데일리안 스포츠 삼성은 역대 최다인 2580승을 기록 중이다. ⓒ 데일리안 스포츠

정규 시즌에서의 꾸준함은 잦은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어졌다. 삼성의 가을 야구 진출 횟수는 28회로 당연히 역대 1위다. 2위는 두산의 22회, 그리고 KIA가 21회로 뒤를 잇는다.


파이널 무대인 한국시리즈에도 가장 많이 올랐던 삼성이다. 삼성은 무려 18번 한국시리즈에 올라 같은 원년 멤버인 LG,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횟수보다 많았고, 두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횟수의 두 배에 달했다.


1982년 창단 후 엄청난 커리어를 쌓은 타이거즈와 라이온즈의 명가 논쟁은 어쩌면 무의미한 일일 수도 있다. 두 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며 엄청난 업적을 쌓은 양대 산맥이기 때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성적이다. 지난해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하는 등 최근 성적이 주춤거리는 두 팀이 다시 자존심을 되찾아 명가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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