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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 주목...법조계 “객관적 사실 입증 없으면 무리”


입력 2020.05.28 12:12 수정 2020.05.28 13:18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 놓고 고심하는 검찰

검찰, 삼바 분식의혹 수사 5년째 혐의 못밝혀

법조계 “의혹 넘어 입증돼야”...재계 “경제 악영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9일 오후 2박 3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무리하고 김포공항 비즈니스센터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섬 합병 의혹과 관련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일부에선 벌써부터 기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법조계 등에서는 객관적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무리한 기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한 경영권 승계 수사 관련,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의 기소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산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이 모두 의혹일뿐 객관적으로 입증되지는 않아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로 인해 검찰이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법조계 "분식회계-합병비율, 의혹 아닌 입증 필요...기소 무리"


현재 검찰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 등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간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보유 지분이 많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고 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합병비율을 이 부회장에게 보다 유리하게 산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활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5월 참여연대 등의 고발로 시작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의혹만 무성할 뿐 혐의가 입증된 것은 여전히 없는 상황이다. 검찰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합병 과정에서의 시세 조종 의혹에도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마저도 뚜렷한 성과는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들이 연구 결과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로 바이오사업 가치를 부풀린 것이 아니라 바이오산업의 밝은 전망을 회계적으로 장부에 반영한 것이고 양사간 합병비율은 관련 법에 의거해 당시 양사의 주가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회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도적인 분식회계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증권 전문가들도 주식 시장에서 시세 조종을 통한 합병비율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이슈는 국제회계기준(IFRS)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변경한 것으로 당시 금융당국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도 법에 따라 당시 주가에 따라 비율이 정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모든 의혹의 출발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으면서 무리하게 짜맞추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식회계 혐의가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서 합병과 관련된 의혹과의 접점도 찾지 못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영득 법무법인 정론 대표변호사는 사견임을 전제로 “그동안 검찰이 장기간 수사를 진행해 온 만큼 기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분식회계와 합병비율 조작 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뤄지는 기소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 재계 “이 부회장 기소, 경제 위기 극복 노력 저해 우려”


재계에서는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기업인에 대한 기소가 경영 행보에 타격을 주면서 경제 위기 극복 노력이 저해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으로서는 이번에 추가로 기소가 이뤄지면 또 다른 재판에 임할 수 밖에 없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2월 집행유예 석방 이후 2년여간 국내외를 누비는 현장 경영 행보로 그룹을 이끌어 왔는데 발목이 잡힐 수 밖에 없게 된다.


기소 자체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구속될 경우 총수의 부재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삼성이라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구현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이는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무리한 수사와 기소는 생존의 기로에 선 기업을 살리기 위한 기업인들의 경영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며 “국가 경제의 한 축인 기업들의 침체는 경제 위기 극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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