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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與 177석 횡포' 우려 기류…개원 연설 시점 고심


입력 2020.06.05 00:10 수정 2020.06.05 04:55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단독 개원시 연설, 文대통령에 정치적 부담

靑 "국회 논의 과정 지켜봐야" 신중한 입장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월 2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회동을 한 뒤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월 2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회동을 한 뒤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 여당이 제1야당 없이도 5일 개원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여야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 시점을 국회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청와대는 "개원식을 언제할지 국회가 정하면 개원 연설은 따라가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한다'고 규정한 국회법 제5조 3항에 따라 5일 이전에는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5일 날 개원연설을 하시려고 문장도 다듬고 있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강대강 대치를 벌이면서 여당 단독 개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하늘이 두 쪽 나도 5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며 통합당에 최후통첩을 했다.


청와대는 국회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과제로 '협치'를 주문한 상황에서, 여당의 단독 개원 일정에 발맞춘다면 야당의 비난, 비판 여론은 불보듯 뻔하다. 집권 후반기 성과를 내야하는 문 대통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오찬에서 "국회가 제때 열리고, 제때 법안처리 등을 해주시면 업어드리겠다"며 강한 협치 의지를 보였다. 강 수석도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협치의 제도화를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 주요 키워드도 '협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선 여당이 177석의 힘으로 단독 개원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라는 '국난'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갈등을 유발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서는 구체적인 개원 연설 시점을 못박지 않고 연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국회에선 2016년 6월 9일 첫 본회의 당시 의장단을 선출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원 연설은 이보다 나흘 늦은 6월 13일에 진행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민주당이 단독 개원을 하더라도 개원 연설이 그대로 진행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회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결론을 보고서 답을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아직 단독 국회가 열리지도 않았는데 단독 국회가 열리는 것을 가정해서 개원 연설을 한다, 안 한다 말씀드리기는 좀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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