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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고조되는 한반도, 미국이 꺼낼 카드는?


입력 2020.06.21 00:30 수정 2020.06.20 23:05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연합훈련 재개‧전략자산 전개 가능성

"韓과 지속 이야기 해온 바 중 하나"

외교 당국은 中 통한 설득 작업 착수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초음속 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지난해 8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초음속 폭격기 ‘B-1B 랜서’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지난해 8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이 한반도 정세 관리에 나섰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지 3일 만이다.


미 국방‧외교 당국은 18일(현지시각)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북한 추가 도발에 대해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암시했다.


데이비드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 대행은 이날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며칠 동안 극명하게 드러났듯 북한은 역내에 엄청난 위협을 계속가하고 있다"며 "미국의 지속적인 경계 태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헬비 차관보 대행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및 전략자산 전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첫 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동맹 한국과 긴밀하고 개방적이며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미래에 이뤄질 결정에 대해 앞서나가길 원치 않는다"면서도 "동맹으로서 한국 국민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연합 억지력 및 방위 능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 한국과 지속적으로 이야기 하는 바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북한이 강한 불쾌감을 표해온 연합훈련 재개와 전략자산 전개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자산이란 '전쟁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목표를 타격하는 무기체계'를 뜻하는 말로 △핵 탑재 전략폭격기(B-52·B-1B) △항공모함 △핵 탑재 잠수함 등을 뜻한다.


미 국방 당국은 이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비핵화 협상 마지노선'도 거듭 확인했다. 도발이 이어지더라도 북한이 바라는 협상 조건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뒷배' 中에 北 자제 요청한 듯
전문가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의 기본적 조치"


미 국방 당국이 대북 압박에 나선 날, 미 외교 당국은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북한이 선을 그은 FFVD 기조를 재확인한 만큼 직접적 대화를 촉구하기보단 북한 뒷배로 여겨지는 중국과 접촉면을 넓히는 모양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전날 열린 미중 외교 당국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혔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열린 이번 회담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등 양국 외교 당국자들이 참석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회담이 열렸던 하와이에서 진행된 화상 브리핑에서 "북한 같은 상호 관심 영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슈들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지대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분명한 협력 영역들이 있고 북한 문제는 그 중 하나가 분명해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에 있어 협력할 수 있다면 북한은 (협상)테이블로 복귀해 핵 프로그램 등을 논의할 필요성과 중요성을 이해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어 북한 이슈와 관련한 양국간 "논쟁이 많지 않았고 어떻게 실행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본다"며 "나머지는 북한을 담당하는 스티븐 비건 부장관에게 맡겨두겠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의 말을 종합하면, 북한 추가 도발이 예고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해당 회담을 통해 양 정치국원에게 중국 당국 차원의 대북 설득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조만간 미국을 겨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 만큼, 상황관리 차원에서 '중국 역할'을 주문했다는 평가다.


30년간 국정원에서 북한분석관으로 근무했던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통화에서 미국 국방‧외교 당국 움직임에 대해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에서 기본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곽 대표는 향후 북한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이 단계적으로 경고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유엔 결의안 채택 △전략자산 전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 경고 등 다양한 압박 카드가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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